[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번째로 검찰에 출두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5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15일 오전 1시께 이 전 총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를 나섰다.
그는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름대로 입장을 얘기했다”며 “검찰 얘기도 듣고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이어 ‘진실이 이긴다고 했는데, 이겼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린 것은 이겼다 졌다의 말씀이 아니고, 진실된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그런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겼다 졌다의 의미가 아니라 저는 받은 사실이 없으니까,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회유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거 없다”며 “회유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성 전 회장과 독대한 일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선거 와중이라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하고 승용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특별수사팀 주영환 부장검사는 부부장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이 전 총리를 상대로 2013년 4월 재보궐 선거 당시 성 전 회장에게서 3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추궁했다. 또 측근을 통해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봤다고 증언한 캠프 관계자 등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이 전 총리는 검찰 출신인 김종필 법무법인 율우 변호사와 함께 조사에 응했다.
검찰은 이 전 총리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보강조사를 거쳐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함께 이 전 총리를 이르면 다음 주 중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