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운을 떼자 야당이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치며 죽이 맞는 모양새에 흡연자들은 “이러다 저가 담배가 정말 나오는 것 아니냐”며 은근히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민심은 이에 대해 뜨악해하는 분위기다. 포털 사이트에는 “이럴 거면 담뱃값 왜 올렸느냐”는 누리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그 난리를 치고 담뱃세를 올린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저가 담배 타령을 하는 정치권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대한 꾸지람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정치권의 ‘저가담배론’은 정말 뜬금없다. 여야 모두 민심을 들먹이지만 실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표(票)퓰리즘’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섣부른 정책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못된 버릇은 근절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연말정산, 주민세, 건강보험료 등 내놓는 정책마다 오락가락하자 “당정 협의도 거치지 않고 정책을 발표해 혼선을 키운다”며 볼멘소리를 내던 여당이 충분한 검토 없이 정부와 엇박자를 내며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린 것은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