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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 가득하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설경이다. 깨끗하고 정갈하다. 발걸음을 옮기는 중에도 하늘은 연방 눈을 쏟아낸다. 두툼한 흰색 융단이 깔린 땅 위로 날마다 새 눈이 쌓인다. 온 세상이 통째로 얼어붙은 듯 대지는 하얗게 빛난다. 더할 나위 없는 설국. 이곳은 눈의 나라 훗카이도(北海道·북해도)다. 홋카이도는 겨울에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다. 이유는 오로지 ‘눈’ 때문이다. 새하얀 겨울왕국의 풍경을 만끽하고 즐기기 위해 세계 여행자들이 찾아온다. 최상의 설질을 자랑하는 스키장은 홋카이도 전역에 널려 있다. 스키장에는 대부분 온천시설과 료칸(일본의 전통적인 숙박시설)이 있어 스키여행과 온천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홋카이도 겨울여행의 매력이다. 이번 여행길에서 머문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대형 실내 파도풀장과 노천탕, 키즈 프로그램이 잘 갖춰 놓은 대규모 가족휴양지.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리조트로 국내 여행객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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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보다 넓은 가족 휴양여행의 메카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홋카이도 중앙에 위치해 있다. ‘토마무’는 이곳 원주민 언어인 아이누어로 ‘넓은 들판’이란 뜻. 리조트는 토마무산 아래 홋카이도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널찍하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11월이면 눈이 쌓이기 시작해 12월이면 스키장을 개장한다. 그리고 이듬해 4월까지 스키장을 운영한다. 평균 적설량도 2m가 넘는다. 일 년의 절반이 ‘눈의 나라’인 셈이다.
리조트의 규모도 엄청나다. 도쿄돔 213개 넓이란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리조트 전체 넓이가 여의도 면적보다 넓다. 쌍둥이 타워호텔과 리조나레호텔이 있고, 17개의 슬로프,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실내 웨이브풀인 ‘미나미나비치’, 야외노천탕 ‘기린노유’, 겨울에만 열리는 ‘아이스빌리지’ 등 각종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 스키 외에도 온천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종합리조트인 셈이다.
객실의 타입은 두 가지다. 리조나레와 더 타워다. 두 가지 모두 소중한 사람과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어떤 타입이든 스키 슬로프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리조나레는 스위트급 호텔이다. 32층으로 이뤄진 두 개의 빌딩이 청정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다. 객실 수는 모두 200실. 전 객실 모두 월풀 욕조와 단독 사우나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모든 객실이 100㎡(약 30평) 이상의 넓은 공간으로 한 층에 네 개씩만 들어서 있다. 호화로운 내부 장식으로 우아함을 갖춘 ‘럭셔리한’ 호텔이다.
더 타워는 36층의 초고층 쌍둥이 호텔이다. 객실 수는 777실. 매일 아침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눈부신 설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리조트 내 모든 시설을 이용하기에 지리적으로 가장 편리한 곳에 위치한 것도 장점. 가족단위 여행객을 위한 패밀리룸도 있다. 일본식으로 꾸며놓은 패밀리룸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더 없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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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여행객에게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최적의 여행지다. 천혜 자연과 아름다운 풍경은 물론 자연설로만 개장하는 스키장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새로운 눈이 쌓이기 때문에 최고의 조건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눈을 일명 ‘파우더 스노’라고 불린다. 습기가 적고 푹신하고 부드러워 스키어나 보더가 눈을 다루기가 좋다고 한다. 잘 녹지 않을뿐더러 얼지 않아 불면 날아갈 정도로 가볍다. 마치 깃털 위에서 타는 스키라 미끄러져도 아프지 않고 푹신하다. 인공설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보다 더 놓은 장점은 리프트 대기시간이 없다는 것. 그만큼 여유롭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부딪치고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는 초보 스키어에겐 최고의 환경인 셈이다. 산 정상에서는 대부분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지만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는 이도 적잖다. 토마무 산의 설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편하고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꼭 스키를 즐기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스키장은 난이도별로 17개 코스를 운영한다. 초·중급자 코스는 슬로프 폭이 넓어 마음껏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초급자를 위한 스키 레슨프로그램도 따로 마련했다. 토마무 산을 전면 개방한 상급자 코스에서는 산과 파우더 스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한국의 콩나물 스키장에 지친 스키어가 황제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한국처럼 야간스키를 즐길 수 없는 것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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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위한 골드카드 하나면 어디든 ‘OK’
무엇보다 무거운 스키장비를 일본까지 가지고 갈 필요가 없다.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한국인 투숙객을 위해 ‘골드카드’ 제도를 시행한다. 카드 한 장으로 리조트의 주요 시설과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한 ‘올 인클루시브’ 패키지다. 리조트를 다채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골드카드에는 숙식은 물론 리프트(곤돌라) 1일권, 스키와 스노보드 강습은 물론 스노모빌, 바나나보트, 스노래프팅, 스노피크닉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미나미나비치와 기린노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도카치가와 온천투어, 아사히야마 동물원투어, 후라노 스키투어 등 외부 관광도 즐길 수 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스키복은 매일 반납하지 않아도 돼 아이스빌리지나 액티비티 프로그램 이용 시에도 입고 다닐 수 있으니 꼭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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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 법=인천에서 홋카이도까지는 약 2시간 걸린다. 호시노리조트 토마무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리조트가 운행하는셔틀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삿포로에서 출발한다면 2시간 소요. JR 토마무 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타면 리조트까지 5분거리다.
▲셔틀버스=호시노리조트 토마무는 리조트 내에 순환버스를 운행한다. 15분간 간격이다. 단지가 워낙 넓어서다. 이 버스를 이용하면 리조트 내에서는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부대시설=리조트 중심에 ‘아이스빌리지’와 ‘물의 교회’가 있다. 아이스빌리지는 영화 ‘겨울왕국’ 속 엘사의 성을 연상시키는 곳. 리조트 직원들이 밤새도록 물을 뿌려가며 만들어냈다고 한다. 아이스빌리지 안에는 아이스공방, 아이스호텔, 아이스레스토랑, 아이스바, 아이스채플이 있다. 물의 교회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아름다움만큼이나 결혼 명소로도 유명하다. 예배가 아닌 결혼식을 위한 웨딩채플로 이용한다.
▲가볼만한곳= 토마무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매년 2월 펼쳐지는 삿포로의 ‘눈의 축제’다. 토마무와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삿포로는 일본의 5대 도시 중 하나로 홋카이도의 도청 소재지다. 맥주와 게 요리가 유명하다. 기차로 삿포로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오타루는 영화 ‘러브 레터’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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