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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야말로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다.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또다시 휘몰아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한호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 교수는 “밀, 콩, 옥수수의 수입가격 상승으로 라면과 빵, 국수 등 전방위적인 식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100% 수입인 사료의 경우 인상 압박이 커져서 육류 가격도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환율은 이제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가 집권해 동아시아 국가들이 본격적인 관세 전쟁의 대상이 된다면 환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며 “아울러 미국 금리 정책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변하면 고환율 상태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정부는 환율 방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기업의 원료 수급 안정화에 대한 고민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며 “기업들 역시 장기적으로 소싱 구조를 다변화하고 가공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고환율 사태에서 생산기지를 다변화했던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산물가격안정기금(농안기금) 사용 계획을 하루빨리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농안기금은 농산물의 수급을 조절하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조성한 농림축산식품부 기금이다. 김한호 교수는 “고환율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물 경제에 영향이 온 뒤에 농안기금 활용 방안을 생각하면 시간이 늦을 수 있다”며 “선제적인 고환율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재정 정책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하준경 교수는 “수출 기업은 환율 상승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만 내수 기업들은 다르다”며 “그렇다고 자칫 돈만 푸는 정책은 고환율을 심화할 수 있어 골목 상권 등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적절한 재정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정치 안정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환율은 물론 금리, 주식 등 모든 요소가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존재해 소비심리가 풀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치솟은 고환율의 원인이 계엄·탄핵 정국에서 야기된 만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