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0선 뚫은 코스피, 돌아온 외국인 韓 증시에 짐 풀까

코스피, 2년만에 2750선 안착
반도체·저PBR주 중심으로 강세
달러 약세에 외국인 자금 유입
"외국인 위험선호 현상 높아질 듯"
  • 등록 2024-03-22 오전 5:10:00

    수정 2024-03-22 오전 5:1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약 2년 만에 2750선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3회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전망을 유지하자 외국인의 위험 선호심리가 살아나며 국내 증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원·달러 환율까지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외국인에게 우호적인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사자’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72포인트(2.41%) 오른 2754.8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750선에 안착한 것은 종가기준 지난 2022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코스피 강세는 미국발 금리 훈풍 때문이다. 미 연준은 올해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4.6%로 예상했다.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한 셈이다.

또한, 미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깜짝 실적과 함께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발표한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장주인 반도체주가 잇따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안도 심리가 유입됐다”며 “여기에 마이크론 호실적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도체 업종이 코스피의 상방 압력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급락하면서 외국인의 자금이 대거 들어오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9.8원)보다 17.4원 내린 1322.4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달러화가 약세 전환하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면 국내 증시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환 손실 우려로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지만, 하락하면 환 차익을 기대에 자금이 유입된다.

이러한 분위기 속 외국인은 전날부터 이틀에 걸쳐 코스피에서만 약 2조7321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코스피에서 6990억원 규모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전날을 기점으로 다시 순매수 전환했다. 이날 기준 코스피에서 3월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는 2조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자금은 대부분 반도체와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향하고 있다. 외국인이 전날부터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외국인은 이틀간 삼성전자는 1조9783억원을 사들였다. 뒤이어 SK하이닉스(000660)삼성전자우(005935)가 각각 외국인 순매수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저 PBR 관련주로 묶이는 현대차(005380), 삼성물산(028260), KB금융(105560)이 각각 외국인 순매수 4, 5, 6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원·달러 환율하락에 최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까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 불확실성의 해소와 함께 반도체 업황의 낙관적 전망, 외국인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끌어 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향후 더욱 높아질 가능성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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