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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100)로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했다. 지난 3월(4.2%) 이후 7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보였던 물가는 8월부터 방향을 바꿔 3개월 연속 상승폭을 확대하며 4%대에 근접했다.
물가상승은 국제유가 불안에 농산물 가격 상승이 겹쳐서다. 특히 이상저온 등 기상여건 악화로 채소와 과실 등 물가가 크게 뛰었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하며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어개(생선·해산물) 물가가 2.8%, 신선채소는 5.4%, 신선과실 물가가 26.2% 올랐다.
품목성질별로도 농산물 물가가 1년 전보다 13.5% 상승하며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72.4%가 올랐고, 토마토(22.8%)와 상추(40.7%)도 크게 뛰었다. 기재부는 관계자는 “사과의 경우 올해 봄 일교차의 영향으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하면서 충분히 자라지 못했고, 특히 상품(上品)의 생산량이 부진했다”며 “탄저병으로 인해 전체적인 생산량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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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제품 중에서는 아이스크림 물가가 15.2% 상승하고 티셔츠(14.3%), 우유(14.3%), 유아동복(13.7%) 물가도 뛰었다. 또 서울 지하철 및 지자체 시내버스 요금 인상으로 공공서비스 물가는 2.2% 뛰어 2021년 10월(6.1%) 이후 24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 “11·12월 3%대 초중반”…올해 물가전망 달성 불가
예상과 달리 하반기 물가가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면서 정부가 하반기경제정책방향에서 발표한 올해 물가 목표도 사수하기 어려워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돌발 요인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가 평균 2% 중반, 후반대에 머물 것”이라며 “일시적으로는 2% 중반 아래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기재부는 종전 3.5%였던 올해 물가목표를 3.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는 연말로 가면 조금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지금 보다는 조금 내려간 3%대 초중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물가 목표치를 달성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국제유가가 높아지고 있어 예상했던 흐름보다는 더디게 하락하는 모습”이라고 에둘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의 장기화 조짐도 악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대한상의와의 공동세미나에서 “최근 대부분 전문가들이 가자지구 전면전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를 내고 있다”며 “내년 예측 경로에서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보고 있는데, 그런 사태(중동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로 가면 90달러 이상 올라 예측이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가장 큰 리스크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11~12월)헤드라인 물가지수 상승률이 정부 예측대로 줄어들거라 자신하기는 이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