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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스토리텔링 콤비,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지난달 23일부터 연재 중인 ‘계시록’.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품 전반이 무겁다. 계시라는 무거우면서도 강렬한 소재, 그리고 작품을 이끌어 가는 세밀한 전개가 결합돼 연재 초반임에도 흡입력이 상당하다.
예컨대 주요 등장인물인 ‘성민찬 목사’가 성범죄자 ‘권양래’를 죽인 직후 번개가 내리치면서 나타나는 예수의 그림자, 또는 교회에서 찍은 권양래 사진이 물에 젖어 악마의 형상으로 미춰지는 듯한 연출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세밀한 은유와 묘사가 극 전반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켜준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사 중인 지방의 한 도시, 이곳엔 교회 개척의 사명을 가진 성민찬 목사가 있다. 성 목사가 교회 개척을 위해 헌신함에도 신도 수는 쉽사리 늘지 않는다. 어느 날 권양래라는 의뭉스러운 인물이 그의 앞에 등장한다. 교회를 찾아온 새 신자인 줄로 알고 기뻐하던 성 목사는 이내 권양래가 발목에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아직 작품 초반이다보니 전반적인 줄거리를 추측하긴 어렵다. 다만 ‘서울역’, ‘반도’부터 시작해 최근의 ‘지옥’까지 연상호 감독의 작품 특성상 웰메이드 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여기에 묵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최규석 작가의 작화가 결합돼 분위기를 더 끌어올린다. 분위기에 맞는 색감의 절제, 계시와 어울리는 연출 등이 인상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