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이번 CES에서 지난해 11월 중국에서만 출시했던 폴더블폰 ‘메이트X’를 공개했다. 중국 출시 1분 만에 준비한 물량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던 메이트X를 해외 전시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웨이는 다음달 열릴 ‘MWC 2020’을 통해 폴더블폰 차기작인 ‘메이트XS’를 공개하고 유럽 등에 판매할 계획도 소개했다.
레노버는 CES를 통해 연내 출시 예정인 폴더블 태블릿인 ‘씽크패드 X1 폴드’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LG디스플레이(034220)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다. 13인치 4:3 OLED 2K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태블릿으로, 화면을 완전히 펼쳐 태블릿으로 사용하다가 반을 접어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레노버는 2014년 구글로부터 인수한 모토로라를 통해 폴더블폰 ‘레이저’도 공개했다. 모토로라는 삼성전자(005930)가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폼팩터로 채택한 ‘클램셸(조개껍데기)’ 방식을 적용했다.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접히는 구조다. 애초 지난해 말 출시를 계획했으나 올해로 출시 시점을 미뤘다.
여기에 TCL은 지난해 9월 열린 ‘IFA 2019’에서 공개했던 폴더블폰과 폴더블 태블릿 시제품을 이번 CES에서도 선보였다. 샤오미도 그간 주목을 받았던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연내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플러스도 폴더블폰인 ‘원플러스 콘셉트 원’의 시제품을 소개하며 폴더블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 관련 기기를 줄줄이 선보이고 있는 것을 두고 중국 현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라 이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결과물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번 CES에서는 중국 업체를 제외하고는 다른 국적 업체의 폴더블 관련 전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폴드 체험존을 마련한 것이 전부였다. LG전자(066570)는 LG(003550)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레노버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했음에도 폴더블 시장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관련 신제품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애플 등 다른 업체 사이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 기기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BOE는 최근 폴더블 패널 생산라인의 낮은 수율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국내 기업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공급 등을 적극 논의 중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