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새해 한국관광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일
것이다. 올해는 한·중 정상이 합의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의 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당장 정부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한국방문의 해’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지난해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불씨를 지폈다.
힘을 더한 것은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할 다양한 관광정책이다. ‘소액물품 사전면세제도’ ‘관광호텔 건립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달 중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면세판매장에서 100만원 한도 내 구매 건별 20만원 미만의 거래를 할 때 현장에서 즉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면세처리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다는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불만사항을 적극 개선한 조치인 셈이다. 환급액 5만원 이상 물품의 국외반출 여부 역시 전수조사에서 선별검사로 전환해 절차를 간소화한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야심찬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커를 대거 끌어들인 이웃나라 일본은 이런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부터 관광지에 임시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게 규제를 풀었다. 가전·의류 등에 한정한 면세대상 제품도 같은 해 10월부터는 화장품·식료품 등 소모품으로 확대했다. ‘바쿠가이’(暴買·싹쓸이 쇼핑)를 즐기는 유커를 끌어모으겠다는 게다. 지역관광청도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가가와관광청은 여행쿠폰을 준다. 공항∼호텔 리무진 티켓, 쇼도시마(小豆島) 왕복 페리 티켓으로 쓸 수 있다. 이 쿠폰만 써도
최소 3310엔(약 3만 3000원)을 아낄 수 있다.
관광산업은 기발한 발상의 싸움이다. 창의적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관광객은 식상해 한다. 한번 찾아간 놀이공원이나 축제에서 재미를 못 느끼면 관광객은 바로 외면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1순위도 마땅히 ‘기발함과 창의성’이다. 국내에 유난히 먹을거리 지역축제가 많은 건 창의성 부족에서 온 결과다. 정부나 지자체가 너도나도 관광정책을 개발한다지만 고만고만한 프로그램은 식상함을 남발할 뿐이다. ‘베끼기’는 그만하자. 이제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한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