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깨는대학로①] '시간의 벽' 허물다

'공연회차' 법칙 무너뜨려
하루 1회 관행 깨고 낮 공연 확대
가벼운 주제 저렴한 티켓값 인기
시초는 연극 '라이어'
"더 많은 관객 확보위해 작품성도 고려해야"
  • 등록 2015-08-17 오전 6:16:31

    수정 2015-08-17 오전 7:37:22

평일 낮 공연을 찾은 관객들이 표 구매를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대학로 ‘공연회차’의 공식을 깬 평일 낮 공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창 휴가철인 8월 평일 오후 2시와 5시 공연은 연일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관객이 몰리고 있다(사진=익스트림플레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직장인 김영호(45) 씨는 지난 14일 두 자녀와 함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을 찾았다. 김씨가 고른 연극은 ‘수상한 흥신소 1탄’. 어렵지 않은 소재에 유머도 있어 가족과 관람하기 좋다는 후기를 보고 예매를 했다. 티켓구매를 위해 지출한 돈은 3만 6000원. 평일 낮공연인 데다 휴가철 할인을 받아 장당 1만 2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원래 가격의 30% 정도다. 김씨는 “연극 한 편 가격으로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며 반겼다.

대학로의 ‘공연회차’ 공식이 깨지고 있다. ‘평일 오후 8시와 토·일 1회씩’의 오래된 관행을 벗어나 평일 오후 2시와 5시 등을 포함해 하루 3회차 공연이 생겨나고 있어서다. 주말에도 조조 정오공연을 비롯해 3회차 공연을 올리는 경우가 적잖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8월의 평일 낮 공연은 표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낮 공연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돌자 너도나도 회차를 늘리면서 때아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평일 낮 공연의 시초는 연극 ‘라이어’다. ‘라이어’는 탄생 13년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극 최초로 1만 5000회를 올린 대학로의 대표적인 장수공연이다. 일찍이 기존 공연시간에 대한 상식을 파괴하고 공연계 최초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낮 공연을 시작했다. 현재는 오리지널 무대인 대학로에 전용극장을 개설하고 365일 연중무휴로 공연 중이다.

‘라이어’의 낮 공연이 인기를 끌자 대학로의 다른 연극도 공연회차를 늘리기 시작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인지도가 높은 로맨틱·코미디 연극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2~4회 공연하는 사례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나 ‘수상한 흥신소’ ‘연애의 목적’ 등이 평일 낮 공연 회차를 오픈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학생 단체관람이나 기업의 문화행사로도 평일 낮 공연이 인기가 많다. 황두진 서울예대 교수는 “미국에는 수요일 낮에 주부관객 등을 위한 ‘마티니 공연’이 있다”며 “관객 선택의 다양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존 관객보다 새로운 관객층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기에만 편승할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관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작품의 퀄리티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관련기사 ◀
☞ [공식깨는대학로①] '시간의 벽' 허물다
☞ [공식깨는대학로②] 오픈런의 '낮'은 밤보다 아름답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