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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직장인 김영호(45) 씨는 지난 14일 두 자녀와 함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을 찾았다. 김씨가 고른 연극은 ‘수상한 흥신소 1탄’. 어렵지 않은 소재에 유머도 있어 가족과 관람하기 좋다는 후기를 보고 예매를 했다. 티켓구매를 위해 지출한 돈은 3만 6000원. 평일 낮공연인 데다 휴가철 할인을 받아 장당 1만 2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원래 가격의 30% 정도다. 김씨는 “연극 한 편 가격으로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어서 부담이 없다”며 반겼다.
대학로의 ‘공연회차’ 공식이 깨지고 있다. ‘평일 오후 8시와 토·일 1회씩’의 오래된 관행을 벗어나 평일 오후 2시와 5시 등을 포함해 하루 3회차 공연이 생겨나고 있어서다. 주말에도 조조 정오공연을 비롯해 3회차 공연을 올리는 경우가 적잖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8월의 평일 낮 공연은 표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낮 공연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돌자 너도나도 회차를 늘리면서 때아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어’의 낮 공연이 인기를 끌자 대학로의 다른 연극도 공연회차를 늘리기 시작했다. 최근 2~3년 전부터는 인지도가 높은 로맨틱·코미디 연극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2~4회 공연하는 사례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나 ‘수상한 흥신소’ ‘연애의 목적’ 등이 평일 낮 공연 회차를 오픈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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