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조연 삼성SDI·LG이노텍 '에이스'로 우뚝

삼성SDI, 소재·에너지 강자로 변신
LG이노텍, 모바일 카메라 세계 정상

등록 2015-07-10 오전 5:30:00

수정 2015-07-10 오전 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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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TV·컴퓨터용 브라운관을 만들던 전형적인 한 제조업 기업은 어느 새 글로벌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났다. 설립 후 30년간 매출 5000억원대에 겨우 올라섰던 또다른 제조기업은 이후 15년간 매출 규모를 10배 이상 성장시키며 이제는 매출 10조원 시대를 꿈꾸고 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는 의미의 사자성어 괄목상대(刮目相對)가 딱 들어맞는 기업들이다. 과거에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성장동력으로 꼽힐 만큼 입지를 굳히고 있다. 삼성SDI(006400)와 LG이노텍(011070)이 그 주인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운관 제조업체 삼성전관은 1999년 ‘삼성SDI’로 사명을 바꾼 이후 2000년대까지도 세계 브라운관 시장 1위 생산업체로서 이름을 날렸다. 이후 산업 트렌드의 변화를 받아들여 지난해 모든 디스플레이 사업을 접었다.

삼성SDI는 앞서 2000년에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며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고 2008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까지 뛰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이뤄진 제일모직 소재부문과의 통합은 삼성SDI를 완전 다른 회사로 바꿔놨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놓고 다툴 정도로 시장 지배력을 키웠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는 일관 사업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기준 자산 16조원, 연매출 5조5000억원의 글로벌 소재·에너지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SDI는 오는 2020년 매출 29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삼성그룹 내 연매출 10조원 이상 계열사(금융 제외)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4개사뿐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금의 삼성SDI 위상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수준”이라며 “제일모직 소재부문과의 통합으로 친환경·에너지 사업의 소재 경쟁력이 강화된 것이 향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삼성SDI의 매출 성장. 삼성SDI 제공.

LG이노텍의 매출 성장세는 삼성SDI보다 더 놀랍다. 1999년 매출 5228억원에 불과했지만 15년 뒤인 지난해는 6조4661억원으로 12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7조원 돌파가 주목된다. 2020년 매출 목표는 10조원이다.

지난 1970년 출범한 ‘금성알프스전자’를 전신으로 하는 LG이노텍은 2000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한 이후 광소자(LED, LD), 와이어리스 모뎀, 카메라 모듈, 차량 전장부품 등을 만들어내며 첨단 기술 기업 이미지를 굳혔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용 카메라모듈은 2011년부터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디스플레이용 포토마스크, 테이프서브스트레이트, 튜너 등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모델과 LG전자 G4 등 최신형 스마트폰에 카메라 모듈을 제공하고 있는 LG이노텍은 지난 4월에는 국내 최초 조리개값 F1.8 1600만 화소 손떨림 보정(OIS) 후면 카메라모듈과 전면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공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