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네팔로 출발 예정이던 국내 여행객의 발길은 사실상 끊겼다. 최창우 한국여행업협회 부장은 “협회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번 주말부터 시작하는 연휴기간에 1000여명의 내국인들이 네팔여행을 계획했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대부분의 여행객이 네팔로 가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사들은 위약금 없이 전액 환불해 주는 등 여행객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대 오지 트레킹 전문여행사인 혜초여행사에 따르면 “27일 출발 예정이던 3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며 “이후의 예약자들도 대략 30%가 바로 여행취소를 결정했고 나머지 70%는 사태를 관망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팔 트레킹 투어는 보통 9월 말부터 4월 말까지가 시즌”이라면서 “4월 말부터 5월 중순에는 전문산악인이 롯지나 베이스캠프에서 대기하며 정상 등반 기회를 노리는 시기라 그나마 피해가 적었다”고 전했다.
혜초여행사를 통해 트레킹 여행을 떠난 12명은 카트만두에서 200㎞ 떨어진 포카라지역에서 대기 중이다가 27일 오후 대한항공의 카트만두-인천 직항편으로 전원 귀국했다. 푸른여행사를 통해 에베레스트 등정을 떠난 6명은 에베레스트 남쪽 7.5㎞ 떨어진 봉우리인 임자체(6189m) 베이스캠프 인근 롯지에서 안전하게 대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자체 아래 아마다블람 빙하호가 붕괴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현지보고가 있어 구조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팔을 방문 중인 외국인 관광객은 3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도 수백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체류 중인 네팔 교민은 650명이며 한국인 방문객은 최대 1000명에 이른다. 최 부장은 “현재 네팔 전문여행사를 통해 트레킹 투어 중이던 여행객은 2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만 구입했거나 개별 여행 중인 여행객은 파악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네팔이 여행객이 자주 찾는 목적지가 아니라서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 역시 극소수”라며 “국내 산악회나 개인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통계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