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노사간 마지막 대화마저 상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끝내 결렬됐다.
회사측은 나흘간에 걸친 밤샘협상에도 불구, 정리해고를 단 한명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노조입장에 변화가 없어 결렬을 선언한다고 2일 밝혔다.
쌍용차는 70일 넘게 지속된 노조의 장기파업에 따른 생산손실이 이미 3천억원을 넘어선데다 부품협력업체와 판매네트워크도 급속도로 붕괴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을 때 법원의 파산 결정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쌍용차는 이미 구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섰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박영태 쌍용차 관리인도 이달 초 "7월이 데드라인"이라며 "이달 말까지 노사 대치가 풀리지 않으면 쌍용차의 존립기반인 생산·판매 네트워크가 완전히 붕괴된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파산은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첫 사례인 만큼 국가 경제와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다.
◇ 법원, 쌍용차 청산절차 진행 가능성 높아
쌍용차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실오라기 같은 회생의 불씨도 스스로 껐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 노사 협상 결렬로 회생계획안 제출 전에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최근 스마트카드 제조업체인 `삼테크I&C`와 엔터테인먼트업체인 `포이보스` 등에 대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넘었다는 이유로 회생계획안을 받아보기 전에 회생 절차를 중단한 사례가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산업기계팀장은 "법원은 부담이 따르겠지만 회생절차중단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어차피 회생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회생계획안을 받는다면 가능성도 없는 지지부진한 상황을 한달 반이나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굿 쌍용`을 통한 처리 가능성은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쌍용차는 유휴자산 등을 매각해 우선채권부터 변제에 들어가고 임직원의 체불임금 등을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손을 떼면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돌아와 유휴자산 등을 팔고 나갈 것이란 견해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청산되면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다시 주인없는 회사에 돌아와서 유휴자산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쌍용차 브랜드는 완전히 해체되고 공중분해 되는 격"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파산 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굿 컴퍼니’ 설립과 제3자 매각이라는 방식은 쌍용차 처리방식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2000년 법원은 당시 법정관리에 있던 대우자동차 자산을 분리해 불량 자산을 처분할 `올드 컴퍼니`와 우량자산을 편입한 후 제3자에 매각할 `뉴 컴퍼니`로 나눴다. 이후 `뉴 컴퍼니`는 GM으로 매각돼 ‘GM대우’로 새롭게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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