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취임 6개월여를 맞아 지난 27일 대전 계룡산에서 산행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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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연기금과 펀드의 금융회사 투자에 대해 지분제한을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연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제조업체 지분도 사고 금융회사 지분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관련법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금융회사 지분 4%, 10%이상을 소유하려면 그 때마다 금융주력자 여부 등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심사를 받도록 돼있다.
연기금이 금융회사 지분 25%, 33%이상을 소유할 경우에도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053000) 지분 2.4%를 보유중이다.
박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의 우리금융 투자확대가 필요하며, 관련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하지만 연기금이 금융회사의 경영권까지 갖는 것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속내를 나타냈다. 그는 "연기금이 건전한 재무적 투자자로 남는 전제하에서 지분규제를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으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국민정서 때문에 삼성이나 LG가 은행을 인수할 수는 없다. 법보다 더 강한 것이 국민정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벌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보유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수준으로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금산분리 논쟁 자체가 별 의미없다"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박 회장은 민간 최고경영자(CEO)로의 변신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초부터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 업무를 총괄 조율하고, 한미캐피탈을 전격 인수해 우리파이낸셜을 출범시키는 등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의욕적으로 일해왔다. ☞우리금융, 한미캐피탈 2711억에 인수(상보)(8.31)
그는 "6개월여 일하면서 업무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며 "공직생활 못지않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