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회장 "연기금 투자규제 풀어야"

국민연금 등의 우리금융 지분투자 환영 취지
"금산분리 논란, 실익없는 이데올로기 논쟁"
  • 등록 2007-10-28 오후 12:00:05

    수정 2007-10-28 오전 11:24:58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연기금이나 펀드가 금융회사에 투자할 때 산업자본처럼 금융주력자냐 비금융주력자냐 따져 일일이 규제받는 건 문제입니다. 연기금이란 게 원래 다양하게 재무 투자하라고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박병원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취임 6개월여를 맞아 지난 27일 대전 계룡산에서 산행을 겸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 박병원 회장

박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연기금과 펀드의 금융회사 투자에 대해 지분제한을 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연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제조업체 지분도 사고 금융회사 지분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관련법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금융회사 지분 4%, 10%이상을 소유하려면 그 때마다 금융주력자 여부 등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심사를 받도록 돼있다.
 
연기금이 금융회사 지분 25%, 33%이상을 소유할 경우에도 금감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지주(053000) 지분 2.4%를 보유중이다.

박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의 우리금융 투자확대가 필요하며, 관련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7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우리금융 지분 5~10%선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시장에서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박병원 회장 "국민연금 지분 10% 투자 환영"(7.10)

박 회장은 하지만 연기금이 금융회사의 경영권까지 갖는 것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속내를 나타냈다. 그는 "연기금이 건전한 재무적 투자자로 남는 전제하에서 지분규제를 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금융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금산분리 논쟁에 대해 `실익없는 공허한 이데올로기 논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적으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국민정서 때문에 삼성이나 LG가 은행을 인수할 수는 없다. 법보다 더 강한 것이 국민정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벌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보유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수준으로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금산분리 논쟁 자체가 별 의미없다"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인 박 회장은 민간 최고경영자(CEO)로의 변신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초부터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계열사 업무를 총괄 조율하고, 한미캐피탈을 전격 인수해 우리파이낸셜을 출범시키는 등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의욕적으로 일해왔다. 우리금융, 한미캐피탈 2711억에 인수(상보)(8.31)

그는 "6개월여 일하면서 업무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며 "공직생활 못지않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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