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株 날고 여행株 꺾이고…‘티메프 쇼크’ 나비효과

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증권시장 업종별 나비효과
직격탄 맞은 여행주, PG사도 약세…쿠팡·네이버는 수혜
펀더멘털 영향 적으나 자칫 도미노 현상 될 수도
  • 등록 2024-07-30 오전 5:25:00

    수정 2024-07-30 오전 5:25: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길어지면서 증권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커지고 있다. 티메프의 경쟁자로 여겨지는 네이버(NAVER(035420))와 쿠팡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에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가 하면, 여행과 인테리어 관련 업종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소비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티메프 쇼크가 또 다른 충격의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크게 흔들리는 것은 여행 테마주다. 고금리에 따른 소비시장 침체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최대 성수기를 코앞에 두고 티메프 쇼크를 맞았기 때문이다. 2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여행 대장주인 하나투어(039130)는 이날 1.54%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빠졌다. 이밖에 모두투어(080160)와 롯데관광개발(032350) 등 대형 여행주가 잇따라 하락 중이며 노랑풍선(104620)과 참좋은여행(094850) 등 중형규모 여행 종목 역시 티메프 쇼크 이후 내림세다.

증권가에서는 여행주가 정산 미지급으로 손실이 예상되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대형여행사의 경우 티메프 판매 비중이 3% 아래로 손실액 역시 50억원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티메프 쇼크보다는 여행 업황 부진에 따른 영향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에 9월 이후 주가와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29일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빌딩에 ‘티몬 본사 아님’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테리어 관련 업종들도 미정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종목의 펀더멘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샘(009240)은 티몬과 위메프로부터 64억원 규모의 누적 미수금이 발생했으며 시공 취소 과정에서 6억원가량의 손실을 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원가율 개선과 주택 매매거래량 반등 등 우호적인 환경으로 주가는 상승 흐름이 비교적 또렷하게 나타나는 중이다.

다만 최근 티메프의 결제를 대행해온 NHN KCP(060250)와 KG이니시스(035600) 등 전자결제업계(PG)에 대한 우려는 크다. 자칫 미정산 대금을 PG 업계가 떠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일각에서는 티메프에서 시작된 악재가 소비 및 유통업계를 넘어 도미노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던 후발주자들은 향후 기업가치 산정 등에서 ‘보이지 않는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쿠팡과 네이버 등은 티메프 쇼크에 따른 수혜 종목으로 분류되며 주가가 상승 중이다. 티몬과 위메프의 고객이 쿠팡과 네이버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 덕이다.

쿠팡은 나스닥에 상장한 만큼 관계사로 기대심리가 전이됐다. 쿠팡 물류를 전담하는 운송사인 동방(004140)과 물류 및 창고 업무 관련 제휴를 맺은 KCTC는 상한가를 포함해 상승세다. 이밖에 결제대행사인 다날(064260)과 헥토파이낸셜(234340) 등에도 호재가 됐다.

하락세를 이어온 네이버는 티메프 쇼크를 재료 삼아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오픈마켓으로 쿠팡과 더불어 국내시장 점유율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는 국내 10위권 오픈마켓에 해당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내 점유율이 3%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사태에 따른 커머스 업종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며 네이버는 1% 수준의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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