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전 부인과 있던 어린 딸을 납치한 뒤 독일 함부르크 공항 활주로에서 무장 인질극을 벌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 5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공항에서 자신의 4살 딸을 납치해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그의 딸은 무사히 구출됐으며 사건은 A씨 차량이 공항 게이트를 통과한 지 약 18시간 만에 종료됐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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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AP통신, 빌트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시민권자인 A(35)씨는 전날 오후 8시 12분께 차량을 몰고 함부르크 공항의 북측 출입구를 뚫고 들어가 터미널 1로 질주한 뒤 튀르키예항공 여객기 앞에 멈췄다.
A씨는 밤새 차량에서 화염병 2개를 바깥으로 던져 공항 내부에 불을 내고 휴대하던 총기를 공중으로 두 번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해당 여객기 안에는 승객들이 있는 상태였지만 대치 상황에서 모두 대피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현지 언론은 A씨가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 여객기를 타고 딸과 함께 튀르키예로 가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전 부인과 양육권 다툼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인질극에 앞서 A씨의 전 부인으로부터 딸이 납치됐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 5일(현지시간) 무장 괴한이 경비를 뚫고 함부르크 공항 안으로 침입했을 당시 경찰이 주변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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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찰은 A씨가 전 부인으로부터 딸을 강제로 데려온 뒤 차량 안에 딸을 태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심리전문가가 A씨와 협상을 벌였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당국은 A씨가 차량으로 공항 게이트를 통과한 지 약 18시간 만에 체포됐으며 어린 딸도 무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A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됐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A씨가 경찰과 대치하는 동안 함부르크 공항의 모든 항공편은 취소됐고 건물과 항공기에서 승객 3200명이 대피했다. 이날 함부르크 공항에서는 286편의 비행편을 통해 3만 4500여명의 승객이 이착륙할 예정이었다.
항공편은 인질극이 발생한 지 약 24시간 만인 5일 밤부터 운항 재개됐다.
페터 첸처 함부르크 시장은 “긴, 극적인 시간 끝에 함부르크 공항 인질극이 종료됐다”며 “어머니와 아이,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이 이 끔찍한 경험을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