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지만, 서로 대립만 하지 않고 융화되며 역사를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죠.”(서인석)
동명의 넷플릭스 영화로 잘 알려진 희곡 ‘두 교황’이 연극으로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다. 2013년 가톨릭 역사상 700여 년 만에 자진 퇴위를 선언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30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해 10월 23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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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가 한 작품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공연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 예술감독이 두 배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1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서인석은 윤 예술감독과 70~80년대 여러 차례 같이 연극 작업을 한 사이. 그는 “윤 예술감독에게 언제든 연극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다”며 “오랜만에 만난 정극이라 큰 마음 먹고 죽기 살기로 하겠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고 말했다. 남명렬은 “지난해 연극 ‘그을린 사랑’ 때 윤 예술감독이 공연을 보러 와서 ‘두 교황’을 제안했다”며 “윤 예술감독이 작품을 제안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참여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교황이 주인공인 만큼 대사 또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많다. 그러나 두 배우는 “종교적 관점으로만 보면 안 되는 작품”이라며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입을 모았다.
“세상은 서로 다른 세력이 주도권을 주고 받으면서 반복된 역사가 있죠. 대한민국 사회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나 우리 작품 속 두 교황은 서로 대립만 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줘요. 다름을 이해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해는 불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죠.”(남명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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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영화를 본 관객에게도 이번 연극은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남명렬은 “영화가 두 배우의 미세한 눈빛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했다면, 연극은 보다 격정적인 표현을 만날 수 있다”며 “같은 이야기지만 좀 더 인간적인 냄새를 느낄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선 배우 신구, 서상원이 베네딕토 16세 역으로, 배우 정동환이 프란치스코 역으로 함께 출연한다. 이들 외에도 배우 정수영, 정재은, 조휘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