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특성으로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노트북 스토리지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에도 들어간다. SSD는 낸드플래시가 탑재되는 저장 매체로 그동안 스토리지 시장을 지배하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의 SSD 수요증가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3D 낸드에 투자하고, 생산라인을 전환하고 있다.
삼성 독주에 SK하이닉스 48단 3D낸드 양산
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낸드플래시 시장의 압도적인 1위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3차원 V낸드 적층 기술을 바탕으로 최첨단 낸드플래시 제품을 양산하며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전세계 반도체기업 중 48단 3D낸드를 가장 먼저 양산해 시장을 독식했고, 64단 3D낸드 기술도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가장 앞서가고 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7억4400만달러(4조382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점유율 36.6%로 독보적인 선두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내년 6월 완공되는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한 V낸드(3차원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V낸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용량 고성능 SSD와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에 대응해 증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말까지 평택공장의 설비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중반부터 V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라며 “V낸드를 생산하기로 한 17라인(화성공장)은 내년 상반기 양산 가동을 목표로 설비를 반입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10억6000만 달러(1조2500억원)으로 점유율은 10.4%로 마이크론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3차원 낸드는 청주공장에서 양산 중”이라며 “증설공사를 진행 중인 이천공장 M14 윗층은 현재 클린룸 공사 중으로 내년 상반기 이후 3D 낸드 전용 공장으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에는 4세대(72단) 제품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바·마이크론·인텔, 3D 낸드 양산 본격화
반도체 낸드 시장에서 한국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본과 미국 등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시바는 올 2분기 48단 낸드를 출시했지만 생산효율이 낮아 물량을 늘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올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10억200만 달러로 점유율은 전분기에 비해 0.8% 떨어진 9.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에 밀려 순위가 5위로 내려앉으면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세대 3D 낸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인텔의 3D 낸드 생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다롄 반도체공장은 시범 생산에 들어가 연말부터 대량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3D 낸드는 삼성전자만 생산이 가능했다”면서 “이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3차원(3D·수직구조) 낸드플래시: 기억 소자인 ‘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면 데이터 용량 확대와 원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 삼성전자가 ‘V(vertical) 낸드’라고 이름 붙인 3D낸드는 2013년 8월 세계 최초로 1세대 24단 V낸드를 양산했다. ‘4세대 V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3차원 셀’을 기존(48단)보다 1.3배 더 쌓아 올리는 혁신 기술이 적용된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