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불꽃 튀었던 3D프린터 드론 경연대회

KT, 4일 KT융복함센터에서 '3D프린팅 재난구호 경진대회' 개회
드론 재난구호 분야에 활용가능성 엿봐..배터리 문제는 과제로 지적
  • 등록 2015-06-07 오전 10:00:28

    수정 2015-06-07 오전 10:00:28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드론의 활용방안 논의가 있으면 빠지지 않는 주제가 있다. 재난구호 분야가 그것이다. 헬기보다 운용비용은 적으면서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상황전파 또는 수색업무, 물자공급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다.

지난 4일 KT(030200)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KT융합센터에서 국내 최초 3D프린팅 재난구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는 드론의 재난구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기회의 장으로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참가자는 일반인부터 대학생, 드론제작 업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온 10개 팀으로 구성됐다.

지난 4일 서초구 방배동 KT융합센터에서 열린 ‘3D프린팅 재난구호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채상우
현장의 열기는 대단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대기실에 머무는 시간 없이 운동장에서 각기 제작한 드론을 시험 운항하는데 정신이 없었다. 부족한 부분이나 결함이 있는 부분은 현장에서 다시 드론을 분해해 정비하기도 했다., 테스트 받을 지형을 미리 파악하며 동선을 짜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원팀이 제작한 재난구호용 드론. 사진=채상우
3D프린팅으로 제작된 드론들은 모양도 제각각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학생들이 만든 드론이었다. 4개의 바퀴가 달린 이 드론은 공중에서 수색임무를 하다가 나무 등 장애물로 수색임무가 어려워지면 착륙해 바퀴로 이동하며 수색을 이어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때는 로터 축이 몸통안으로 접혀 이동을 훨씬 수월하게 한다.

경기는 우선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의 드론에 대해 설명한 뒤 가상으로 재난 상황을 가정해 지형지물을 통과해 조난자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시간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가상 재난 상황 평가가 승패를 가르는 경진대회였다.

재난 상황 평가에서 드론들은 재대로 된 위치를 파악해 착륙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정확한 위치를 가늠하지 못해 엉뚱한 곳에 내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아직은 드론 조종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칠전팔기의 기질을 발휘해 무사히 구호물품을 조난자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한국과학기술원의 드론이 착륙지점에서 조종자 실수로 땅에 곤두박질치고만 것. 이를 본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머리 위로 떨어지게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1등 환적규 씨가 만든 재난구호용 드론. 사진=채상우
1등 팀은 큰 기대를 받지 못하던 일반인이 1분17초의 기록을 세우며 수상을 거머줬다. 2등과 무려 30초 차이가 나는 기록이었다. 1등의 영예를 안은 황적규(32) 씨는 “쟁쟁한 팀들이 많아 1등을 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1등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결혼 1주년이 됐는데 상금으로 제2의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몇가지 고질적인 재난방재를 위해 드론이 넘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배터리 용량으로 인한 운항시간 문제가 대표적이다. 참가한 드론은 모두 공중에서 20분 이상 뜰 수 없었다. 제대로된 수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물자를 실었을 경우에는 그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실을 수 있는 물자의 무게도 2kg을 넘기지 못한다. 무거울수록 배터리 사용 시간은 크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출력을 높이기 위해 드론에 더욱 강력한 중형 모터를 사용하는 데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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