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비중 높은 도시, 일자리가 흔들린다

서비스 기댄 서울·인천 울고 제조업 탄탄한 울산·경북 웃고
"자영업자 타격…악순환 반복될 수 있어"
  • 등록 2012-08-27 오전 8:25:11

    수정 2012-08-27 오전 8:25:11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백화점들이 한달 내내 세일을 해도 매출은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들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게 요즘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게 서비스 업종인데, 도시·지역별 일자리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 자료를 보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서비스업·건설업 등이 발달한 도시의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을 웃돌았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탔다. 반면 서비스업보다 제조업이 발달한 도시의 경우 실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실업자 수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서울의 실업률은 2008년 4.05%에서 올해 상반기 4.4%로 상승했다. 서울 다음으로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대전은 실업률이 3.63%에서 3.58%로 소폭 하락했지만, 전국 평균 실업률인 3.3%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4.5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한 인천의 경우, 서비스업 비중은 60% 정도지만 건설업 비중이 약 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최근 건설경기 부진의 여파가 실업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제조업이 강한 울산광역시는 실업률이 2008년 3.48%에서 올해 상반기 2.4%로 떨어졌다. 자동차와 중공업, 석유화학이 메카인 울산시의 제조업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제조업 비중이 50%가 넘는 충청남도와 경상북도의 실업률도 2009년 일시적으로 상승했으나 이후 내림세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서비스업·건설업 등 내수경기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실제로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2분기 평균소비성향은 74.1%로 2003년 이후 최저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려한다는 뜻이다. 박희석 서울시연구원 연구원은 “경기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은 고용과 투자를 중지한다”며 “내수경기와 밀접한 서비스업·건설업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다슬 기자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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