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인기 여전한데…왜 화장품株 주가 흐름 엇갈릴까

LG생건, 한 달간 22.66%↓…아모레퍼시픽도 ‘주춤’
전체 국내 화장품 수출 느는데 중국 시장만 감소세
증권가, 中 시장 비중 큰 대형株 실적 기대치 낮춰
북미·일본 등 신시장 노리는 중소형 종목 기대 커져
  • 등록 2024-06-28 오전 5:00:00

    수정 2024-06-28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K-뷰티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국내 화장품 기업의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과 같은 대형 종목의 주가는 내림세인 반면 중소형 종목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들의 주가 희비를 가른 것은 주력 시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LG생활건강(051900)은 전 거래일 대비 1만2000원(3.30%) 하락한 35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0거래일 중 7거래일이 약세였다. 이에 따라 주가는 지난달 대비 22.66%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역시 같은 기간 4.61% 내리면서 이 기간 3.59% 상승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와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중소형 화장품 종목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코스메카코리아(241710)는 지난 한 달간 주가가 72.31% 급등했고, 같은 기간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 역시 45.46% 오르면서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이 기간 토니모리(214420)코스맥스(192820) 역시 24.49%와 16.97% 상승하면서 중소형 화장품 종목의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증가 추세인 상황에서 대형 종목과 중소형 종목의 주가 흐름이 엇갈린 것은 수출 지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화장품 수출 호조를 미국과 일본, 베트남 등 지역이 이끌며 해당 지역을 주로 공략해온 중소형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이와 반대로 그간 최대 수출국으로 손꼽혔던 중국의 수출은 쪼그라들며 중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았던 대형사들에 대한 기대도 사그라졌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화장품류 수출액은 4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8% 늘었지만, 중국 수출액은 1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8% 늘어난 7억2000만달러, 일본 수출액은 26.6% 증가한 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기대치를 낮춰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1502억원으로 내다봤고, KB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지난 4월 추정치보다 18% 하향했다.

이에 반해 북미 등 신시장에 집중하는 중소형 종목을 바라보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대해 “이커머스 시장 확대와 뉴 미디어 플랫폼 사용량이 상승하며 인디 브랜드 영역이 급성장했다”며 “북미·유럽에 아세안·중동·남미·오세아니아까지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확보한 점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또 국내 중소형 화장품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이러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리란 전망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더딘 중국 화장품 산업의 회복과 함께 미국향 소비재 기업으로의 수급 쏠림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른 서구권 국가에도 한국 중저가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소비재 내 수급 쏠림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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