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고속도로에서 근무하던 정택균(49) 경기북부청 고속도로순찰대 경위는 어린이날 아침 경기 일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이 도주했단 무전을 듣고 즉시 순찰차에 시동을 걸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신 운전자 A씨가 뒤쫓아오는 순찰차와 추격전을 벌이며 사고를 내고 고속도로까지 도주한 것이다. 마침 인근에서 근무하던 정 경위는 A씨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고 미리 전 차로를 막고 대기한 끝에 음주운전자를 검거했다.
정 경위는 “가족 나들이객이 많을 때였는데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라며 “범인을 검거할 땐 최고 140㎞까지 달리는데, 앞에서 미리 도주차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멈추지 않으면 직접 들이받아야 할 때도 있다”고 했다.
|
순찰대 근무경력은 짧지만 지난 1일엔 음주 뺑소니범을 검거하고, 동승자의 마약 의심 여부도 포착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가 도주한 상황에서 동승자의 진술을 듣던 정 경위는 동승자의 눈동자가 풀려 말이 어눌한 모습을 포착하고 마약 간이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 경위는 동승자를 계속 설득한 끝에 마약 간이시약 검사 동의를 받았고, 그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후 일선서와 공조해 서울 중랑구에서 검거한 운전자도 마약 검사를 실시했다.
고속도로순찰대는 다른 지구대·파출소와 달리 팀 전원이 각자 구역을 나눠 근무시간 동안 순찰차에서 대기하며 자리를 지킨다. 구간별로 거리가 멀다 보니 잠깐 밥을 먹으러 간 사이에도 신고가 떨어지면 숟가락을 내려놓고 재빨리 복귀해야 한다. 정 경위는 “서로 구역이 멀어서 다른 팀원이 대신 신고 장소에 갈 수가 없다”며 “식사시간엔 가장 가까운 시내에 잠깐 가서 밥을 먹는데도, 신고가 들어와서 그냥 나간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벌써 27년 차에 접어든 정 경위는 순찰대 4개월 차지만 앞으로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달하는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정년까지 10년 정도 남았는데,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동안 배운 업무지식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이제 막 경찰생활을 시작해 열정과 의지 있는 직원들을 보면 노하우를 많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