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키트 신흥강자 '어큐진', 급성장 배경은

코로나 이전부터 기술 개발…검진 키트에 바로 적용
키트 내놓자 매출 1075%·수출 1만 7608% 수직상승
중기부 지원사업인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도움 받아
  • 등록 2021-07-26 오전 6:00:00

    수정 2021-07-26 오전 6:00:00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지난 2014년 설립한 의약관련 제조업체 어큐진은 코로나19로 인해 급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176배 성장하는가 하면 매출과 고용도 급증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전부터 코로나19 검사키트에 필요한 기술을 대비해왔기 때문이다.

어큐진의 ‘어큐 바이럴 컬렉션 키트(Accu Viral Collection Kit)’(사진=어큐진)
검진 키트 ‘어큐 바이럴 컬렉션’ 개발 후 매출·수출 급성장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큐진은 코로나19 진단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는 검체를 체취, 핵산 추출, 핵산을 증폭해 검사하는 PCR 검사 세 단계로 이뤄지는데 이 중 검체 체취와 핵산 추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채취한 후 핵산을 추출하는 시점까지 바이러스를 안정적으로 보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큐진에서는 마침 2020년 1월부터 활성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정부 과제를 수행 중이었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미생물의 RNA(리보핵산)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보존액인 셈이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어큐 바이럴 컬렉션 키트’(Accu Viral Collection Kit)는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신속한 진단의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되는 상황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키트는 곰팡이·미생물로부터의 오염을 방지해 제품의 성능이 장기간 유지되고 튜브와 비강용 면봉·구강용 면봉이 함께 포장돼 있어 검사에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공장을 통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생산량·생산공정을 철저히 관리하고 외부오염도 최소화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나 미생물 역시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키트를 내놓은 이후 어큐진은 급성장했다. 2020년 매출은 274억 5000만원으로 전년 23억 3500만원보다 1075.4% 증가했다. 수출도 활발히 이뤄졌다. 2020년 수출액은 259억 7000만원으로 전년 1억 4700만원과 비교해 무려 1만 7608.1% 늘어났다.

2019년까지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세 개 국가에만 수출했지만, 2020년에는 멕시코,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아프가니스탄, 모잠비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는 수단, 튀니지, 아르헨티나까지 발을 넓히며 총 13개국 17개사에 수출을 진행 중이다.

고용도 늘었다. 2019년 15명이던 직원은 올해 24명으로 증가했다. 어큐진 관계자는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기술뿐 아니라 인간 유전체 분석기술도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한 암, 치매, 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유전성 질환에 대한 진단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중기부 지원사업도 큰 역할…“연 2건 이상 수주 목표”

어큐진의 이같은 급성장 배경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이 있었다. 이는 창업 7년 이하이면서 매출액 20억원 미만인 창업기업에 대한 R&D(연구·개발)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총 4086억원 규모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 R&D 부담 완화를 위해 출연금 비중을 80%에서 90%로 한시적으로 상향했다.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은 디딤돌 과제·전략형 과제·TIPS(팁스) 과제 등 유형별 과제에 대한 R&D를 지원한다. 우선 디딤돌 과제는 개발 기간이 최대 1년, 지원 한도는 1억 5000만원이다. 지금까지 다양한 수요에 연계한 창업기업의 560개 과제에 546억원을 지원했다.

전략형 과제는 개발 기한 최대 2년, 지원 한도 4억원이다. 한국판 뉴딜, 4차 산업혁명(4IR), 미래 신산업(BIG3) 등 유망기술 분야의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총 116개 과제에 140억원을 출연했다.

TIPS 과제는 개발기간 최대 2년, 지원 한도 5억원이다.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으로, 팁스 운영사가 1억원 이상을 투자한 창업기업의 400개 과제에 581억원을 지원했다. 이밖에 신규과제가 없는 내역사업 2163개 과제에도 2650억원을 출연했다.

중기부가 사업을 기획하게 되면 세부적으로 수행 사업이나 수혜 대상을 선정하는 업무는 전문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맡는다.

어큐진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정부 출연금을 받아 연구에 활용했다. 이번에 급성장 배경이 된 어큐 바이럴 컬렉션 키트 개발을 위해서도 2년에 걸쳐 3억원을 지원받았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연 2건 이상의 정부지원을 받아 R&D를 수행하는 것이 어큐진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 관계자는 “기존 제품군을 통해 매출이 발생하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영업이익만으로 R&D 비용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창업 초기부터 R&D 목표에 부합하는 정부 각 부처 R&D 지원사업을 찾아 매년 1~2건의 정부과제를 수주해 관련 비용 지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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