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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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연일 세를 키워가던 사모펀드 시장이 연이은 악재로 정체기를 맞이했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등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개인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전망은 더욱 어둡다. 금융투자업계는 각종 사건사고가 투자자의 손실·환매 연기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시장 전체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1~28일) 신규설정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5조4092억원으로 3개월 연속 10조 미만을 기록했다. 신규설정 사모펀드 설정원본은 지난 7월 10조3056억원에서 8월 6조9707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9월엔 6조8631억원 등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규설정 펀드 수 또한 지난 4월 790개로 정점을 찍은 후 6월에는 667개를 기록해 700개를 밑돌았고 8월에 464개로 뚝 떨어지더니 9월 393개, 10월 287개 등 8월 이후부터는 매달 앞자리수가 달라지고 있다.
신규 사모펀드 설정이 눈에 띄게 감소한 시기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DLF 판매가 수면 위로 떠오른 때다. 신규설정 펀드 설정원본이 올해 최대치였던 지난 4월과 비교해 가장 급감한 유형 역시 파생형 상품이다. 채권형이나 부동산, 혼합자산 등은 절반 정도로 줄었지만, 파생형은 신규설정 원본 1조6097억원에서 이달 1926억원으로 8분의 1 수준이 됐다.
이처럼 감소세를 주도하는 고객은 법인보다는 개인 투자자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가장 최근일자인 지난 8월 말 26조3983억원을 기록했다. 전월 말보다 5893억원 줄었다. 개인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지난 6월 사상 최대치였던 27조258억원을 기록한 후 두달 연속 줄어들고 있다. 같은 시기에도 법인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꾸준한 증가세였던 것과 대비된다.
최대 1조5000억원까지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한 ‘라임 사태’까지 터지면서 개인 사모펀드 시장 경색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라임은 이달 초 사모채권 펀드(플루토 FI D-1호), 메자닌 펀드(테티스 2호), 무역금융 펀드(플루토-TF 1호) 등 3개의 모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손실 확정은 아니지만 원금 보존을 단정할 수 없고, 환매 시기 또한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집단 행동을 시사하는 등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련의 사태가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기존 상품에서 투자자가 일제히 빠져나가는 펀드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새로운 고객 유입이 막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파생결합상품과 라임 사태 등으로 묶인 액수가 약 2조원, 전체 사모펀드 시장의 5%가 넘는다”면서 “그 돈이 풀려야 새로운 상품에 가입할텐데 자금이 묶인 데다 사건사고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불신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