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 10번의 토론전쟁 스타트...누가 웃을까

3일 라디오 토론 시작으로 10회 걸친 대장정 시작
文, 2012년 대선 토론 경험 큰 무기…'준비된 후보'
安, 네거티브 공격보다는 '통합의 대한민국' 소신 강조
李, 일관성 보여주며 상대후보에 대한 날선 검증 예고
  • 등록 2017-03-03 오전 5:50:50

    수정 2017-03-03 오전 5:50:5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구로구 G-벨리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 현장 리더들과 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간 토론이 3일 라디오 토론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총 10회에 걸친 토론에서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수성’을 추격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뒤집기’를 노린다. 다만 첫 토론이 라디오를 통해 펼쳐지는 만큼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文, 2012년 대선서 본선 토론 경험 큰 무기…‘준비된 후보’ 강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은 각자의 성향과 현재 처해있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자신의 장·단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여유있는 것이 문 전 대표라는 게 전체적인 평가다.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 데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수차례 본선 토론을 펼쳐 본 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는 이같은 경험 등을 바탕으로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지난달 22일 기자 출신 신경민 민주당 의원을 TV토론본부장으로 영입해 앞으로 있을 토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다른 두 후보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이유로 ‘기본소득’ 정책과 ‘대연정’ 등에서 입장이 갈리는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의 공방을 통해 본인에게 돌아올 공세가 줄었으면 하는 눈치다.

신 의원은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안 지사와 이 시장을 포용하는 자세를 흐트러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엄숙한 대결의 장인 만큼 창과 방패 두 가지를 적절히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희정 충남지사 공보팀)
安 ‘통합의 대한민국’ 소신 강조·李, 정책비판 위한 날 선 검증 예고

안 지사는 ‘통합의 대한민국’을 내세우면서 지금까지 본인이 보여준 원칙과 소신을 강조할 계획이다. 현재 당내 경선에서 2위 주자로 평가되지만 문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에 대한 공세보다는 자신의 정책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또 지난 7년간 충남 도정을 운영해오면서 각계 전문가들과 분야별로 많은 학습을 해온 만큼 별도의 토론 준비팀을 꾸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분야별 실무형 팀들을 통해 학습해 온 내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큰 담론과 원칙을 얘기해 온 만큼 토론을 통해 통합의 새로운 길을 정확하게 보여 드릴 것”이라며 “앞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나아 가는 게 통합의 길이란 것을 보여주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지율에서 한 발짝 뒤처져 있는 이 시장 역시 일관성과 소신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물론 정책 비교를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만큼 상대방 후보들의 정책 비판을 위한 검증에는 적극 나서겠다는 자세다.

이 시장 측 김남준 대변인은 “본인의 철학과 소신이 뚜렷하다면 비판과 검증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논리적으로 상대와 다른 점을 드러낸다면 그게 오히려 합리적이고 안정감 있는 후보”라고 토론 기조를 설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센터에서 열린 ‘청년정책! 내:일이 있는 나라’ 9대 청년 정책발표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 후보 억양·말투도 영향 미칠 듯…전문가 “통치 철학 보여줘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토론은 공통질문과 ‘상호 자유 토론’ 두 부분으로 진행된다. 최성 고양 시장까지 포함해 토론자가 4명이나 되는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공통질문에 답한 뒤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나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후보들이 동시에 생방송으로 말을 주고받는 만큼 각 후보의 말투와 성향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부산 방언과 다소 답답하고 느린 억양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안 지사는 일부 발언들이 철학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평가된다. 이와 반대로 이 시장은 직설적인 용어와 타 후보에 비해 빠른 말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대선 토론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많이 사용해 왔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은 그런 행태를 보이는 후보를 오히려 외면 할 것”이라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는 자신이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그 동기와 통치 철학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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