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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2012년 대선서 본선 토론 경험 큰 무기…‘준비된 후보’ 강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은 각자의 성향과 현재 처해있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자신의 장·단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여유있는 것이 문 전 대표라는 게 전체적인 평가다.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 데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수차례 본선 토론을 펼쳐 본 경험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문 전 대표는 이같은 경험 등을 바탕으로 다른 두 후보에 비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지난달 22일 기자 출신 신경민 민주당 의원을 TV토론본부장으로 영입해 앞으로 있을 토론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은 다른 두 후보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이유로 ‘기본소득’ 정책과 ‘대연정’ 등에서 입장이 갈리는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의 공방을 통해 본인에게 돌아올 공세가 줄었으면 하는 눈치다.
신 의원은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안 지사와 이 시장을 포용하는 자세를 흐트러트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엄숙한 대결의 장인 만큼 창과 방패 두 가지를 적절히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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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지사는 ‘통합의 대한민국’을 내세우면서 지금까지 본인이 보여준 원칙과 소신을 강조할 계획이다. 현재 당내 경선에서 2위 주자로 평가되지만 문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에 대한 공세보다는 자신의 정책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또 지난 7년간 충남 도정을 운영해오면서 각계 전문가들과 분야별로 많은 학습을 해온 만큼 별도의 토론 준비팀을 꾸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각 분야별 실무형 팀들을 통해 학습해 온 내용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큰 담론과 원칙을 얘기해 온 만큼 토론을 통해 통합의 새로운 길을 정확하게 보여 드릴 것”이라며 “앞으로 분열된 대한민국을 치유하고 나아 가는 게 통합의 길이란 것을 보여주면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지율에서 한 발짝 뒤처져 있는 이 시장 역시 일관성과 소신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물론 정책 비교를 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한 만큼 상대방 후보들의 정책 비판을 위한 검증에는 적극 나서겠다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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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번 토론은 공통질문과 ‘상호 자유 토론’ 두 부분으로 진행된다. 최성 고양 시장까지 포함해 토론자가 4명이나 되는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공통질문에 답한 뒤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나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후보들이 동시에 생방송으로 말을 주고받는 만큼 각 후보의 말투와 성향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부산 방언과 다소 답답하고 느린 억양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안 지사는 일부 발언들이 철학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약점으로 평가된다. 이와 반대로 이 시장은 직설적인 용어와 타 후보에 비해 빠른 말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대선 토론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많이 사용해 왔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은 그런 행태를 보이는 후보를 오히려 외면 할 것”이라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는 자신이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그 동기와 통치 철학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