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제는 '관광'을 놓아줄 때

  • 등록 2014-12-02 오전 6:40:00

    수정 2014-12-02 오전 6:40: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얼마전 문화체육관광부는 고강도 조직개편을 했다. 개편의 큰 틀은 기존 4실6국 체제에서 6실 체제로의 전환이다. 그야말로 정부 출범 때나 가능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이번 개편에서 눈여겨 볼 점은 문체부 내 관광분야 위상의 강화다. 명칭만 살펴봐도 관광의 위상 변화는 뚜렷하다. 늘어난 2개 실은 관광·체육국을 합친 관광체육레저실과 문화·예술정책국을 통합한 문화예술정책실이다. 그동안 문화와 체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관광을 강화하자는 취지가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관광산업을 적극 키워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실하게 표출된 셈이다.

복안은 이렇다. 저성장으로 인해 부족한 내수와 높은 실업률을 관광산업으로 타계하겠다는 것. 지금까지는 비교적 잘해왔다. 지난해 외국인관광객 1200만명을 넘겼고 올해는 1600만명이 한국을 다녀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올해만 600만명이 찾았다. 여기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인 관광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제 토대는 마련됐다. 앞으로는 좀더 먼 미래를 살펴야 할 때다. 당장 땜질용 대책보다 10년, 20년 뒤를 위한 로드맵이 그려져야 한다. 2000만명을 넘어 3000만명의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하단 뜻이다. 이 변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관광분야의 홀로서기가 필요하다. 문체부 그늘에서는 자유롭게 창조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부처의 시각으로 관광을 보게 되면 문화라는 틀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관광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을 만들어 보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관광의 가장 큰 속성은 ‘융·복합’이다. 융·복합은 타산업과의 관계가 서로 독립적이고 수평적이어야 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메가플랫폼에서부터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농촌민박플랫폼, 자전거여행플랫폼, 공연관광플랫폼 등 여러 하위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시장 흐름에 따라 새로운 형태를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 관광을 자유롭게 놓아주자. 국무총리실 산하의 독립된 기관이나 관광청 형태로 외청으로 빠지든 방법은 여러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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