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입장료 25달러(약 2만6548원)는 사실 여행객에게 싼 편은 아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프리 나이트 시간에 맞춰 미술관을 찾는다. 이를 통해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별 헤는 밤’ 같은 명작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뉴욕의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 예술공연장에서는 이처럼 특별한 날을 지정해 누구나 무료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휘트니 미술관은 금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올해 새로 개관한 9·11 추모박물관은 화요일 오후 5시부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뉴욕의 종합예술센터로 잘 알려진 링컨센터도 매주 목요일 여러 건물중 하나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에서 오후 6시부터 무료 음악공연을 진행한다. 사실상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이들 무료 프로그램은 대부분 특정 기업 이름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뉴욕현대미술관은 정확히 말하면 ‘유니클로 프리 프라이데이 나이츠(UNIQLO Free Friday Nights)’이고 링컨센터 무료 공연의은 ‘타깃 프리 썰스데이(Target Free Thursday)’다. 9.11 추모박물관도 기업 후원으로 화요일에 무료 입장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타깃의 경우는 좀더 다양한 문화 후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타깃은 링컨센터의 목요일 무료 프로그램 외에 브루클린 뮤지엄의 첫 번째 토요일 무료 프로그램 후원을 진행중이다. ‘프리 썰스데이’ 당일에는 공연 시작 전과 끝난 뒤 타깃 광고가 노출되고 평소에도 작은 전광판에 ‘타깃 프리 썰스데이’가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이들이 적잖은 비용을 투자해 뉴욕에서 문화사업 후원에 나선 뒤 얻는 효과는 금전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뉴욕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뉴욕 거주자들, 즉 뉴요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인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뉴욕현대미술관이나 링컨센터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와 명성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며 기업 고객 만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한국 기업들도 뉴욕에서 문화 마케팅에 나서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술관 내 전자제품을 협찬하거나 한국과 관련된 상시 전시회를 후원하는 정도에 그친다. 언젠가 뉴욕의 한 미술관에서 한국 기업 명칭이 새겨진 티켓도 볼 수 있다면, 하는 작은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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