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화상 경마장 "담배연기 속 술판..못살겠다" 아우성

용산 화상 경마장 개장 앞두고 주민들과 마찰
교육환경 악화 Vs 적법 절차 밟았다 맞서
동대문·중랑 화상 경마장 주변 취객·흡연자들로 넘쳐나
주변 학교 학생들 음주소란·간접흡연 피해로 고통
  • 등록 2014-02-12 오전 7:30:00

    수정 2014-02-12 오전 7:30:00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화상경마장 주변에서 일부 이용객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다./사진=유선준 기자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서울 용산구 청파로 52번에 새로 들어선 용산 화상 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개장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강력 반발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주민들은 개장 예정지와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성심여중고를 비롯해 초등학교와 유치원 등 교육시설 6곳이 인접해 있어 교육 환경에 악영향이 클 것이라며 입주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마사회는 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200m내에 유흥업소 등이 들어설 수 없도록 한 학교보건법 규정을 준수한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 화상 경마장은 2500여명이 입장할 수 있는 규모다.

화상 경마장이 입주해 운영 중인 동대문과 중랑구 일대를 둘러봤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동대문 화상 경마장. 동대문 화상 경마장은 3356명(일반석 3073석·지정석 283석)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2005년 개장했다. 매주 금·토·일요일 3일 동안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7시간 동안 운영된다. 겨울이어서 과천 경마장 운영이 중단돼 제주와 부산의 경마 경기를 중계 중이다. 30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화상 경마장 안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대낮인데도 화상 경마장에서 불과 10~20m 떨어진 거리는 삼삼오오 모여 술판을 벌이는 취객들과 담배를 피우기 위해 나온 화상 경마장 이용객들로 넘쳐났다. 골목에는 이용객들이 버린 쓰레기와 담배꽁초가 널려 있었다. 돈을 잃은 일부 이용객들은 술에 취해 욕설을 내뱉고 소리를 지르며 분통을 터트렸다. 행인들은 담배 연기와 취객들을 피해 길을 돌아가거나 발걸음을 재촉했다.

동대문 화상 경마장 인근에 있는 대광고 학생 김모(17)군은 “화상경마장 근처를 지나가면 옷에 담배 냄새가 밴다”며 “이용객들이 경마장 밖에서 담배를 피워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주변 상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화상 경마장이 열리는 날이면 주변 거리가 쓰레기로 가득 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동대문 화상 경마장에서 100여m 떨어진 난계로에도 이용객들이 버린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었다. 한 환경미화원은 “화상 경마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이 곳까지 나와 담배를 피워대는 통에 담배꽁초 치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중랑 화상 경마장. 2000년 9월 개장한 이 화상 경마장은 1336명을 수용할 수 있다. 폭 좁은 인도가 화상 경마장과 붙어 있는 이곳은 출입문 사이로 흡연실의 담배 연기가 새 나와 행인들을 괴롭혔다. 중랑 화상 경마장 1층에 들어선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담배 연기를 피해 입과 코를 막고 있었다. 장말금(여·75)씨는 “은행을 이용할 때마다 담배 연기 때문에 괴롭다”며 “화상 경마장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랑 화상 경마장에서 82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광유치원은 원생들에게 화상 경마장 주변을 지나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했다. 미광유치원 관계자는 “화상 경마장 주변은 담배 연기가 심해 교사와 원생들 모두 다른 길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오후 6시가 되자 중랑 화상 경마장에서 1000여명의 이용객들이 동시에 빠져나왔다. 이들이 택시와 버스를 기다리며 담배를 피워 물자 주변이 담배 연기로 가득찼다. 20여분 뒤 이용객들이 떠난 거리는 담배꽁초들로 뒤덮였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내부시설부터 청소하다 보니 외부 청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화상 경마장 주변 청소에도 좀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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