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직접 써보니.."목걸이 10분이면 뚝딱"

[사용기]설계→쪼개기→적층 3단계 과정 거쳐야
간단한 설계 누구나 가능..복잡한 물건은 다운받아 프린팅
속도, 적층수 설정에 따라 정교함 달라져
대중화 위해선 좀더 간단한 프로그램 필요
  • 등록 2013-09-10 오전 6:00:00

    수정 2013-09-10 오전 9:42:28

김상윤 기자가 오픈크리에이터즈(cafe.naver.com/makerfac)가 제작한 3D프린터 ‘NP멘델’로 직접 목걸이를 만들고 있다. (사진 촬영 및 협조=오픈크리에이터즈)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3D프린터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산업용 뿐만 아니라 개인용 3D프린터 보급도 활발하다. 인쇄용 2D프린터처럼 집집 마다 3D프린터가 생길 날이 멀지 않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미국 메이커봇사의 ‘리플리케이터’ ‘씽오매틱’ 등이 개인용 3D프린터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얼리 어댑터’를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3D프린터 보급에 앞장서온 오픈크리에이터스의 ‘NP멘델’로 직접 제품을 만들어 봤다.

“간단한 설계는 할만해”

3D제품 설계 도면(왼쪽)과 이를 층별로 나누는 슬라이싱(오른쪽) 화면. 일반인도 누구나 쉽게 설계할 수 있는 구조다.


3D프린팅 과정은 크게 3단계를 거친다. 설계→쪼개기→적층 단계다. 첫 출발은 머릿속으로 구상한 아이디어를 설계도면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3D캐드(CAD·컴퓨터지원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3차원 설계도를 그린다. 일반인이 다루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메뉴얼대로 따라갔더니 큰 어려움이 없었다. 기자도 윈도우즈의 ‘그림판’ 외에는 별도의 그래픽 프로그램을 다뤄본 적이 없었지만 3D제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제작된 ‘솔리드웍스(Solidworks)’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눈사람 모양의 목걸이 펜던트를 제작했다. 메뉴에 있는 원 모양의 아이콘을 누른 후 2개의 원을 그렸다. 원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원지름 수치를 기입할 수 있다. 하나는 25㎜, 나머지는 18㎜를 기입한 뒤 두 원을 포갰다. 겹치는 부분은 지우개 버튼을 눌러 삭제한다. 두께를 지정하는 버튼을 눌러 6㎜를 적었더니 금세 평면이었던 도면이 입체로 바뀌었다. 목걸이 줄을 넣기 위해 ‘돌출컷’ 기능을 써서 구멍을 뚫었다. 3D프린터가 인식할 수 있는 STL파일로 저장하면 설계가 끝난다. 대략 15~20분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물론 복잡한 디자인을 하려면 좀 더 전문적인 기능을 익혀야 한다.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 3D캐드 활용법에 관한 동영상이 널려있어 조그만 관심을 가지면 어느 정도 배울 수 있다.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이미 만들어진 설계도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3D 모델 데이터 공유 사이트인 ‘씽기버스(Thingiverse.com)’에 가면 수십만 개의 도면이 올라와 있다. 여기서 STL파일을 내려받으면 시중에서 판매될 정도로 근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수학의 미분, 적분 과정 거치면 제품 완성

3D프린터가 제품을 뽑아내고 있다. 노즐에서 플라스틱 수지를 내뿜어 옷감을 만들 때 씨줄과 날줄을 엮듯이 한층한층 쌓는다.
현재 시중에 나온 개인용 프린터는 대부분 플라스틱 중심 융합적층(FDM) 방식이다. 제품 밑단부터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한 층씩 쌓기 위해 사전에 제품을 한 층씩 쪼개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학의 미분과 비슷한 과정으로 전문용어로는 ‘슬라이싱(Slicing)’이라고 한다.

무료로 보급된 큐라(Cura)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제품의 질과 연관된 속도와 층수를 설정할 수 있다. 속도가 느릴수록 층수가 많을수록 정교한 제품이 나온다. 펜던트를 0.2㎜씩 총 30층 쌓아올리기로 했다. 빠르게 제품을 뽑기 위해 속도는 120㎜/s로 조절했다. 보통 20~30㎜/s으로 설정해야좀 더더 정교한 제품이 나오는 편이다.

제품을 뽑기 전에 3D프린터 노즐에 플라스틱 수지(ABS)를 연결했다. 제품이 쌓이는 가열판(Heat bed)을 90도까지 올리기 위해 5분 정도 예열한 뒤 큐라 프로그램에서 프린트 버튼을 눌렀다. 3D프린터 노즐에서 가열된 플라스틱 수지가 글루건에서 실리콘이 나오듯 흘러나온다. 가로를 먼저 채운 뒤 세로로 한층 한층씩 겹친다. 옷감 만들 때 씨줄과 날줄을 엮는 것과 비슷하다. 10분 정도 지나니 제품이 완성됐다. 필요하면 별도로 사포질이나 광택, 채색작업 등 후처리를 할 수 있다. 속도를 빠르게 해서인지 거친 모양이었지만, 나름 ‘나만의 펜던트’가 완성됐다.

3D프린팅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물론 좀 더 정교하고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캐드 기술부터 플라스틱 성질에 대한 이해, 적절한 온도와 속도의 설정 등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야 한다. 앞으로 이런 과정을 일반인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3D프린터 대중화에 달려 있다.

간단한 목걸이 펜던트를 만들기 위해 설계부터 프린팅까지 대략 25분 안팎의 시간이 걸렸다. 좀더 능숙해지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듯하다. 빠른 속도로 뽑아 표면이 거칠게 나왔다. 물론 더 정교하고 복잡한 제품을 만들수록 시간은 비례해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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