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성공신화를 꿈꾸는 청년 창업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꺾일줄 모르는 패기로 무장한 2030 CEO들은 그 존재감만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년 실업의 고통과 99%의 상실감으로 가득찬 시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2030 CEO들의 경영철학과 성공스토리를 통해 희망의 길을 찾아본다. [편집자] NHN(035420) 검색팀장 2년차였던 2010년 가을, 김창하(34) 매드스마트 대표는 문득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팀장 업무가 너무 쉽게 느껴진 것. 그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갈망했다. 사서라도 고생을 하고 싶었다.
때마침 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로부터 본엔젤스 예비 창업자과정(EIR) 참여 제의가 들어왔다.
그는 EIR 과정 후 2011년 3월 매드스마트를 창업해 모바일메신저 ‘틱톡’을 개발했다. 창업자금은 김 대표가 5000만원을 마련했고, 본엔젤스로부터 3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당시 카카오톡이 이미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선점한 상태여서 비슷한 플랫폼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은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김 대표는 “카카오톡보다 전달 속도가 빠른 메신저를 만들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틱톡의 가입자수는 1000만명을 넘었다. 다른 모바일메신저보다 메시지의 전달속도가 빨라 마케팅 없이 이용자들의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김 대표는 벤처회사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강조한다. 자금도 적고 경험도 없기 때문에 우선 시장에 서비스를 내놓은 다음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그는 “창업 초기 회사의 프로젝트는 기말고사와 같다”며 “일단 런칭 일정이 정해지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일정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틱톡을 작년 7월31일 선보인 것도, 무조건 7월에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틱톡 런칭 후 버그를 수정하고 서버를 관리하느라 몇 달간 죽을 고생을 했지만 런칭 시기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
매드스마트는 지난 4월 SK플래닛에 인수됐다. 김 대표는 회사 지분 100%를 넘겼지만 독립 경영을 보장받았다.
김 대표는 SK플래닛에 지분을 넘긴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유행시키겠다는 게 목표였다”며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대기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매드스마트는 조만간 SK플래닛과 공동 출자해 미국에 자회사 개념의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틱톡의 미국 진출을 시작하며 모바일 블로깅 ‘구름’도 국내 성과를 본 후 미국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아직 매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틱톡을 글로벌화하면 국내 서비스 이용자수도 자연적으로 증가하고 수익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김창하 대표는
김창하 매드스마트 대표는 1979년생으로 1997년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에 입학했다. 2005년 장병규 대표가 설립했던 ‘첫눈’과 NHN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2008년 NHN 검색센터 일본 웹크롤팀장을 맡았다. 2011년 3월 매드스마트를 창업해 모바일메신저 ‘틱톡’을 런칭했다. 지난 4월 SK플래닛에 지분을 넘기고 경영만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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