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009540)과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업체들이 작년 4분기 줄줄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50%이상 줄었지만 한국업체의 수주비중은 41%로 오히려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미 3~4년치의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원재료인 후판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올해도 영업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하반기 조선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추락과 함께 신규 발주량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어 조선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인도와 결제지연, 주문취소 등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신조선가가 10%내외로 추가로 하락하고, 신규 주문도 3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1분기엔 신규주문이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4분기 줄줄이 어닝서프라이즈
최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풍부한 수주잔량에다 환율상승 효과, 회계기준 변경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등 조선 5개사의 합산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분기대비 11.1%와 43.8%, 전년동기대비 27%와 23.8%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이유는 업황 호조에 따른 건조물량 증가와 함께 원화약세로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올해 전망은 다소 엇갈려
올해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조선업체들이 확보하고 있는 수주잔량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실적개선 추세가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조선업황 악화보다는 과잉발주에 따른 공백기 이후 올 하반기 발주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고가선 중심의 매출인식이 본격화되고 있고, 후판가격도 안정되고 있어 영업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UBS는 작년 12월 글로벌 신규 선박주문이 전년동기대비 51%나 줄면서 수요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역시 수요약화와 철강가격 하락으로 신조선가가 5~10% 추가로 떨어지고, 주문도 35%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노무라증권도 올해 급격한 주문축소가 한국 조선업체들에게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선박 인도지연과 결제지연, 주문취소 등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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