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수수께끼] 로봇도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

[편석준 칼럼]①아빠와 함께 풀어보는 수수께끼들-주기장(週企帳) 시리즈
  • 등록 2022-11-07 오전 7:11:09

    수정 2022-11-07 오전 10:14:23

편석준 작가


출처 : 특허, 로봇의 대기 공간과 충전 공간으로 활용되는 전실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포함하는 건물(네이버랩스)


이데일리는 IT적인 상상력을 키우는데 지혜를 주는 편석준 작가의 칼럼을 매주 월요일 연재하려 합니다. 그는 세상의 디지털전환을 앞당기는데 전사 역할을 하게 될, 아이들의 사고력을 높이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사고력을 높이는 방법은 많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기획적 사고를 해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편 작가는 이데일리를 통해 <아빠와 함께 풀어보는 수수께끼들-주기장(週企帳)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상희 가족은 아빠, 엄마, 아들 상희 세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방학이 끝날 때쯤 회사 발령으로 엄마는 제주도에서 일 년 정도 일하게 되었다. 대신 아빠는 육아휴직을 내고 상희를 돌보기로 했다. 아빠는 일 년 동안 상희와 마음껏 놀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한편으로 상희를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저 돈만 내고 걱정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을 노력했다고 자위하면서 이런저런 학원에만 보내면 될까?

아빠는 평소에도 “생각하는 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 열 살이 된 아들에게 직접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주기장(週企帳)이었다. 일주일에 하나씩 ‘기획(企劃)’을 해보고 기록하는 공책이란 뜻이었다. ‘기획’이란 현실 위에 미래를 꿈꾸며 그리는 그림이었다. 생각이 먼저 있은 다음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아빠는 상희가 주기장을 처음 접해보기 때문에 의욕을 돋구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주기장을 작성해야 매주 용돈을 주기로 했고, 나중에 비싼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상희 이름으로 된 통장에 별도의 적립금도 입금해주기로 했다. 적립금은 일종의 보너스로 보너스 지급 여부와 금액은 아빠가 결정하기로 했다. 아빠와 상희는 본 내용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서로 지장을 찍었다. 그리고 서두에 “주기장은 상희가 아빠에게 돈을 내고 배워야 정상이지만, 아직 상희의 나이가 어려 경제활동이 어렵고 혈연관계임을 감안해 특별히 무상으로 교육함을 밝힌다.”라고 쓰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기획’이란 말은 아이에게 어렵기 때문에, ‘수수께끼’란 말을 사용하기로 했다.

태양은 하늘 중간에서 땀을 흘리듯 빛을 뽑아내고 있었고, 매미는 햇빛 바늘에 찔린 듯 왱왱 울고 있었다. 아파트 현관문 앞에 택배 트럭이 서 있었다. 기사 아저씨가 오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엘리베이터를 오가고 있겠구나.

아이스크림이 녹아 상희의 발 밑에 떨어지는 순간, 상희에게 낼 첫 번째 수수께끼가 떠올랐다.

“상희야, 물건을 주문하면 택배가 오잖아. 물류센터에서 집까지는 자동차로 오는데, 마지막에만 사람이 힘들게 배달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

아빠의 말에 상희는 공감을 못 하는 눈치였어요.

“상희야,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해주는 것은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이라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야. 나중에 상희가 해야 할지도 몰라. 만약 상희가 한다면 그 일을 조금 더 편하게 하고 싶지 않아? 일을 편하게 하면 쉬는 시간도 더 늘어나고, 상희가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그제야 상희의 눈이 깜빡거리며 아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아빠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무 그늘에 있는 벤치에 몇 가지를 설명해주었어요.

● 모든 반복되는 작업은 기계가 일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다.

● 물건은 재료가 있는 곳, 만드는 곳, 필요로 하는 곳이 다 달라서 여기저기 이동해야 한다.

● 불편한 일을 편하게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다.

“이제 첫 번째 수수께끼 나간다. 상희가 이걸 풀어야 다음주 용돈이 들어오는 거 알지?”

■ 수수께끼 1 : 아파트 집 앞까지 배달을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까?

며칠 뒤 상희가 주기장을 들고 아빠를 쫓아왔다.

주기장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 수수께끼 1 : 배달을 문 앞까지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까?

● 해결 방법 : 군말없이 반복해서 일할 수 있는 로봇을 활용하면 된다.

● 문제점 : 그런데 로봇을 아파트 어디에 두지?

● 문제점을 생각한 이유 : 사람들이 개를 무서워하듯, 로봇을 무서워할 수 있어.

● 문제점 해결책 : 로봇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들자!

● 전체 과정

① 트럭에서 물건을 내리면 로봇이 물건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② 로봇의 눈이 주소지를 스캔하면 어디로 배달할지 알 수 있다.

③ 로봇의 등은 지게처럼 물건을 실을 수 있게 돼 있고, 끌차도 밀 수 있는 손이 있어 한 번에 많은 물건을 옮길 수 있다.

④ 배달이 끝나면 로봇은 1층 전용 휴게실에서 전기 충전을 받으며 쉴 수 있다.

⑤ 너무 많이 쉬면 그러니까 집 앞 쓰레기 줍기나 겨울엔 눈 청소를 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다 읽은 아빠는 빙그레 웃음 짓고, 아빠가 직접 만든 주기장 오른쪽 면에 아빠의 생각을 남겼어요. 수수께끼를 해결하면 다시 새로운 수수께끼가 생기는 법.

우리 아들의 생각이 네이버랩스의 특허 “로봇의 대기 공간과 충전 공간으로 활용되는 전실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포함하는 건물”과 닮은 데가 있구나. 이 특허에서 로봇은 택배를 전달하거나 사람이 호출하면 커피 같은 음료를 전달하거나 청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특이한 건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만든다는 거야. 아무래도 사람과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같이 다면 여러 모로 불편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상희의 생각이든 네이버랩스의 생각이든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서는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상희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겠어?

편석준 작가는

아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 연습을 돕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특허동화 『상상이상 미래세상』, 일반동화 『이제 내가 대장이야』 『토끼 손잡이와 여섯 손가락』을 출간했으며,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 에세이 『너는 내일부터 치킨집 사장이다』, 인문교양서 『구글이 달로 가는 길』, 소설 『10년 후의 일상』, 경제경영서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 실천과 상상력』, 『가상현실』, 『스타트업 코리아』, 『왜 지금 드론인가』, 『전기차 시대가 온다』 『4차산업혁명 IT트렌드 따라잡기』, 『미래의 직업전망』 등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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