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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중고 명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2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물가에 소비자심리가 점차 얼어붙으면서 중고 명품 시장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 새벽같이 줄을 서던 소비자들은 줄어든 반면 중고 명품 관련 매출은 늘고 있다. 지마켓의 1~8월 누적 중고 명품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51% 늘어났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분석한 최근 3개월간 명품시계 리셀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1667% 이상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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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기간동안 제품을 빌려 사용하는 예약 방식이나 월 정액 방식으로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지 않고 소비하는 식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리본즈’의 명품 렌털 서비스 ‘렌트잇’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3% 성장하면서 누적 매출이 70억원을 넘어섰다. 렌트잇의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경기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중심이 돼 명품 리세일 시장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명품 소비를 지칭하는 ‘플렉스’와 ‘욜로’에 대한 언급량은 9만97건에서 8만93건으로 약 11% 하락했다. 반면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과 ‘무소비’ 언급량이 1만1364건에서 1만4819건으로 약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명품족의 경우 소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중고 명품과 렌털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명품 중고와 렌털 시장의 확대에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리본즈 관계자는 “명품 중고 거래 등에 익숙한 MZ세대들의 경우 명품을 소유의 대상이 아닌 경험 소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고·렌털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외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을 확장 중이다.
SSG닷컴은 지난달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명품 리셀(되팔기) 플랫폼 ‘브그즈트 컬렉션’을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시켰다. 번개장터가 직접 매입한 중고 명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2억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 5000만원대 ‘에르메스’ 가방 등 고가 명품을 주로 취급한다.
글로벌 럭셔리 리셀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는 지난 7월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베스티에르콜렉티브는 구찌·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명품 공룡 기업 케어링그룹 지분 투자로 주목받은 회사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국내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30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 계열사 세븐일레븐은 오는 11월 ‘중고나라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시스템을 개발한 뒤 거점 점포에서 테스트를 거쳐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