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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공포에 주가 약세
8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1% 하락한 3만2910.9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8% 내린 4115.77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3% 떨어진 1만2086.27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49% 내렸다.
3대 지수는 경기 침체 공포에 영향을 받으면서 장 초반부터 하락 출발했다. 세계은행(WB)은 전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5개월 전인 1월 전망치(4.1%)와 비교해 1.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WB의 이같은 비관론은 갑자기 쏟아지는 복합 위기 탓이다. WB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금융 부담 급증 △유럽의 갑작스러운 에너지 수입 중단 직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의 대규모 재봉쇄 등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성장률은 2.1%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공식 경고했다.
도이체방크의 매튜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금융 긴축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CNBC에 나와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를 계속 긴축하면서 커지는 경제 성장과 기업 수익에 대한 우려는 주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이 와중에 국제유가는 폭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2.26% 오른 배럴당 122.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8일 이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특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풀면 수요가 커져 유가가 더 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마즈루아이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한 컨퍼런스에서 “중국 봉쇄가 풀리면 더 많은 원유 수요가 생길 것”이라며 “지금이 유가 정점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레벨을 넘어 100달러 중반대까지 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가, 3개월래 120달러 돌파
미국 국채금리는 재차 뛰며 투심을 짓눌렀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04%까지 뛰었다.
무엇보다 뉴욕 증시는 오는 10일 나오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대기 모드에 들어갔다. 월가는 5월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8.2%를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날 인텔 주가는 반도체 부문의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고 경영진이 경고하면서 5.28% 급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덩달아 1.45% 빠졌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8% 하락한 7593.00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76%,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0% 각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47% 내린 3788.9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