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한국?...유전자치료제 시장 어느 나라가 품나

희귀 유전질환 환자 위해 필요한 유전자치료제
현재 시판된 제품은 5가지뿐
이중 2가지 중국 제품은 유럽·미국 승인 못 받은 상태
4년 뒤 13조 규모로 성장할 유전자치료제 시장
새 치료제 임상 3상 진행 건수는 미국 1등, 중국 2등
기술력 갖춘 한국과 일본도 유전자치료제 개발 노력 중
  • 등록 2021-11-20 오전 8:00:49

    수정 2022-02-23 오전 10:53:06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난치성 휘귀질환 약 7000종 중 80%가 사람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가 누락되거나 잘못 들어가는 등 유전자와 연관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 유전 질환 환자 수는 3~4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들을 치료할 대표적인 약물이 유전자치료제다.

전 세계 생명과학 기술 강국들이 새롭게 열릴 유전자치료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시장은 2018년부터 연평균 41.2%씩 꾸준히 성장해 2025년 13조 5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등 고도의 유전자 기술 보유한 국가 내 기업들이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제공=pixabay)


“미국과 기술 차이 크지 않아, 후발주자도 따라잡을 수 있어”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탄생시킨 뒤 이와 관련된 최첨단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유전자와 관련한 생명과학 분야 최강 기술 보유국은 단연 미국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중국이 관련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2021년 3월에 발표한 ‘2020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과학 분야에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한국은 3.1년, 중국은 3년, 일본은 2.4년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시판 중인 5가지 유전자치료제 중 2종은 미국 제약사가 만들었다. 암젠의 면역바이러스항암제 ‘임리직(Imlygic)’과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가 개발한 CAR-T 치료제 ‘예스카타(Yescarta)’다.다른 1종은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혈액암 치료제 ‘킴리아(Kymriah)’다. 나머지 2가지 제품은 중국 제약사 시비오노 젠테크가 만든 ‘젠다이신(Gendicine)’과 선웨이 바이오테크의 ‘온코린(Oncorin)’이다. 모두 두경부암 치료에 쓰인다. 젠다이신과 온코린은 임상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받았음에도 중국에서만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시장 확대에 한계점을 안고 있다.

유전자 분야 국내 한 연구자는 “CAR-T 치료제로 킴리아가 처음 나왔지만, 제조 관련 문제로 후발주자인 예스카르타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여러 후발주자가 만든 약물도 효과나 안정성이 받쳐 주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주 희귀한 유전질환은 환자가 적고 그만큼 수익도 적어 정부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기업 스스로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폭넓은 환자가 있는 희귀암 관련 유전자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암(CAR-T) 유전자치료제로 개발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위)와 길리어드가 개발한 예스카르타(Yescarta, 아래). (제공=노바티스,길리어드)


새 치료제 임상 3상 진행 건도 미국이 1등...“정확한 집계 안 돼

생명과학 분야 기술 강국들은 얼마나 많은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을까. 한국바이오협회가 2020년 6월 발간한 ‘항암 유전자치료제 최신 동향’을 보면 현재 임상 3상을 진행중인 약물은 총 12개다. 미국이 (6개)로 가장 많은 후보물질을 보유했다. 중국(3개), 핀란드(1개), 이탈리아(1개), 말레이시아(1개)가 그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라별 대학과 기업이 연구 중인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까지 집계된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파마레터는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자료를 이용해 일본 내 유전자치료제 관련 임상 건수가 30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임상 3상(2건), 임상 2상(18건), 임상 1상(10건)이 포함됐다. 일본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많은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에서는 유전자 기술을 갖춘 툴젠(199800)이 국내 여러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7월 툴젠은 제넥신(095700)과 CAR-NK 유전자치료제를, 한 달 뒤에는 엠큐렉스와 mRNA(메신저리보핵산) 유전자치료제를 만들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헬릭스미스(084990)는 지난 17일 TAG-72를 항원으로 하는 CAR-T 치료제 기술로 일본 특허를 취득했다. TAG-72는 대장암, 난소암, 폐암,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물질이다. 여기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유전자치료제로 여러 암을 동시에 고칠 수 있는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 가위 등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다양한 유전자치료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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