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진격의 이준석…전무후무 ‘30대 당대표’ 탄생하나

당대표 예비경선 컷오프 1위로 통과한 `돌풍의 주역`
세대교체 여망 반영…민주당조차 부러운 시선
본경선 여론조사는 당원 70%·국민 30% 반영
당원 과반인 영남 표심이 당락 좌우
  • 등록 2021-05-31 오전 6:00:00

    수정 2021-05-31 오전 6:00:00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가히 `이준석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의원 `0선`에 `30대`인 이준석 후보가 과연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오를 수 있을까? 예비경선에서 전·현직 중진 의원들을 따돌리고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면서 전대 본경선에서도 돌풍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다만 본경선은 당원투표가 70%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중진들의 막판 뒤집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그가 변화의 바람을 앞세워 보수정당 역사상 첫 30대 당 대표가 될지 여야가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전 최고위원. (사진=노진환 기자)
이준석, 예비경선 압도적 1위 통과…후원금 쇄도에 돌풍 지속

이 후보는 지난 28일 발표된 전대 예비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총 득표율은 무려 41%로 나경원 후보(29%)와 주호영 후보(15%)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특히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51%로 과반을 득표했다. 당원조사에서는 1위인 나 후보(32%)와 1%포인트 차이인 31%를 획득했다.

이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은 정권교체에 대한 지지층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기 위해 `보수 꼰대당`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지층 사이에 형성돼 있다. 당에 쇄신과 개혁을 불어넣을 적임자가 누구인가를 두고, 기성 정치인보다는 비교적 젊은 이 후보에 기대감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지도도 한 몫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26세 젊은 나이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회의원만 세 번을 내리 낙선했지만, 당 비상대책위원과 최고위원 등을 두루 거치며 적지 않은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적극적인 SNS 활동과 더불어 `여성할당제 폐지`를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페미니즘 논쟁을 펼치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예비경선 당시 대세론을 본경선에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여야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거대 여당은 이준석 신드롬에 대해 우려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수 야당이 쇄신 이미지를 선점할 경우 대선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 “굉장히 부럽다”며 “국민들이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고 갈망하는 것이 표출된 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당심이 민심에 수렴될 경우 이준석 돌풍은 현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아울러 이 후보의 돌풍은 후원금 모금에서도 드러난다. 이 후보 캠프 측에 따르면, 30일 오전까지 총 1억 2000만원 정도를 모았다. 이러한 추세면 1억 5000만원 한도를 채울 수 있다. 이에 이 후보는 “보수진영의 문화를 하나씩 바꿔가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이준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야구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0% 이상의 영남당원 표심이 최대 변수…나경원·주호영 단일화 여부도 변수

다만 이 후보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본선 여론조사는 예비경선 때와는 달리 당원 비율이 50%에서 70%로 커진다. 또 일반국민 비율은 50%에서 30%로 줄어든다. 컷오프 결과를 본경선 룰에 적용하면 이 후보의 득표율은 40.9%에서 37.1%로 내려가는 반면, 나 후보의 득표율은 29.1%에서 30.2%로 상승하다. 이 후보로서는 더 많은 당심을 얻어야 기적이 가능하다. 32만 8000여명의 당원 중 영남권 비중이 51.3%에 이르는 만큼, 영남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그의 당락을 좌우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대 막판 나경원·주호영 중진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컷오프 결과를 토대로 단일화 결과를 예상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46.9%로 이 전 최고위원(37.1%)을 뛰어넘는다.

또 차기 대선을 불과 9개월여 앞두고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감이 더 필요하다는 논리도 넘어서야 한다. 현역 의원 경험이 없는 이 후보가 복잡다단한 야권통합,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유력주자 영입, 대선 공정관리 등의 난제를 컨트롤 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다. 나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리더십은 변화만으론 안 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리더십은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주 후보 역시 “기존 조직과 시스템에 상처를 주거나 위험할 수 있는 변화는 큰 선거를 앞두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분명히 수용하되, 기존 체계가 깨지지 않도록 할 정도의 필요성이 있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준석 돌풍` 그 자체가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는 정치력이 있고 없고의 여부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 당 대표는 당의 얼굴과 이미지를 바꿔나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준석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런 이미지를 많이 바꿔나가고 있는 중이다”면서 “민주당과 대비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 것만으로도 본인의 역할은 성공했다. 실제 당 대표가 된다면 대비 효과가 극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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