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글로벌 증시 환경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고 있다. 그간 코로나19에 풀린 유동성을 기반으로 금융 장세가 이어졌지만, 올해 경기 정상화 국면에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는 실적 장세가 전개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달 기업들의 실적 시즌과 맞물려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액 60조2650억원과 영업이익 8조575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8.9%, 33.0% 증가, 전 분기 대비해 2.1%, 5.2% 감소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는 영업이익 추정치를 8조원 후반대에서 9조원대로 높이는 증권사들도 속속 나오면서 컨센서스를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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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반도체 사업부에 관심이 높다. 지난 달 중순 미국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으로 반도체 생산 차질을 빚게 되면서 실적 전망치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조기에 상승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서버와 PC 반도체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서버·PC D램 가격이 예상보다 일찍 상승해 메모리 반도체 호조에 따른 전체 영업이익의 컨센서스 상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도 점차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은 이르면 4월 초 정상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부분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스틴 공장 설비가 절반은 돌아가는 것으로 아는데, 다만 아직 가동률만큼 아웃풋이 그대로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영향이 주가 측면에서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손해액은 3000억~40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1분기와 2분기에 분산 반영될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지금 손실 규모는 향후 상당부분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등 일시적이기 때문에 주가 측면에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당장 파운드리 사업부는 5나노와 8나노 수율이 기대치를 하회하는 점이 우려”라고 말했다.
증권사별 DS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대체로 3조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3조9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호조가 오스틴 공장 관련 피해액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세트 사업부는 1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담당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원 후반대~4조원 초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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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목표 주가를 10만원 초반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 실적 발표와 맞물려 글로벌 증시가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일(18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선을 그으면서 상승 마감했지만,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75%까지 치솟으면서 1% 미만 하락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순매수, 기관을 중심으로 순매도가 이뤄졌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대형주들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고, 4월 실적시즌과 맞물려 실적이 담보돼야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의 경우 수치보다도 상승 속도에 따라서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주가 기간 조정은 단지 주가 상승 성격이 밸류에이션 상승에서 실적 증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판단한다”며 “D램 가격 급등과 낸드 턴어라운드로 메모리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 추세인데, 메모리 선두 업체인 삼성전자도 주가 랠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