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피케미칼, 中 화학기업에 팔렸다..매각가 1972억원

  • 등록 2016-09-02 오전 6:00:00

    수정 2016-09-02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반도체 소재 전문업체인 유피케미칼이 중국 화학기업에 매각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는 중국 야커커지(雅克科技)에 유피케미칼 지분 96.28%를 1972억원에 매각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PE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인 우리르네상스가 보유 중인 지분 65.12%에 유피케미칼 창업자인 신현국씨 지분 31.16%가 동반 매각되는 구조다.

우리PE가 지난 7월 말 실시한 유피케미칼 매각 본입찰에는 중국과 미국, 일본 등 다수 기업이 참여했다. 결국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야커커지가 유피케미칼을 사들이게 됐다.

야커커지는 폴리우레탄 첨가제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화학기업으로 지난 7월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장쑤셴커반도체재료를 설립했다. 사실상 유피케미칼 인수를 위한 조치였다. 이번 매각은 장쑤셴커가 한국에 만든 SPC가 유피케미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피케미칼은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 재료를 공급한다. 최대 거래처는 SK하이닉스다. 유피케미칼이 생산하는 제품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어 향후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며 “중국 내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유피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액은 600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이 30%를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높다.

우리PE는 지난 2008년 유피케미칼 지분 70%를 19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유상감자를 실시하면서 지분율이 현재 수준으로 낮아졌다. 당초 우리PE가 평가한 유피케미칼 지분 100%의 가치는 2700억원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PE가 다소 손해를 보는 거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처음 지분 70%를 인수했던 가격과 이번에 96% 이상을 매각하는 가격이 비슷하다”며 “유피케미칼 실적이 2008년 수준을 상회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익을 본 거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피케미칼 매각에 따라 우리PE가 지난 2006년에 설정한 3440억원 규모의 1호펀드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1호 펀드는 유피케미칼을 포함해 AIG빌딩 신텔 금호종금 이랜드홀딩스 등에 투자했지만 투자기업들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펀드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1호펀드가 그간 회수하지 못한 1300억원 정도의 투자금은 이번 유피케미칼 매각에 따라 어느 정도 회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1호 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한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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