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후발 한국 '지능 고도화'에 승부

인공지능, 분야별로 다르고 빅데이터로 고도화
삼성, SK, 스타트업 이미 개발 중
4월 출범할 지능정보기술연구소에 현대차도 관심
  • 등록 2016-02-11 오전 6:00:00

    수정 2016-02-12 오전 3:18:4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애플이 표정으로 감정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이모션트’를 인수하고 구글이 AI 전문가인 존 지난그레아를 검색 알고리즘 개발 책임자로 지명하는 등 AI 세상을 지배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한국은 일반 SW에 빅데이터를 결합하는 ‘지능 고도화’ 기술에 집중함으로써 AI 선진국 대열에 빠른 속도로 합류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2014년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최고 기술 보유국은 미국이다. 미국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75% 수준으로 2년의 격차가 있다.

하지만 삼성, SK 같은 기업들은 수년째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에는 내노라할 국내 기업들이 협업하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가 4월 출범함에 따라 선진국들도 개발에 혈안이 돼있는 ‘지능 고도화’ 기술 확보에 큰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AI의 기본 기능을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고 지능 업그레이드가 중요한 만큼,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통해 △기초 공통기술을 확보하고 △각사 데이터를 모아 협력하면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글로벌 기업들을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란 인간과 비슷하게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출처:http://www.valuewalk.com
인공지능, 분야별로 다르고 빅데이터로 고도화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미래연구실장(전무)은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에서 누구나 다운로드 받아 쓸 수 있다”면서 “여기에 데이터를 넣어 지능을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한데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어려워진다. 많은 데이터와 어마어마한 하드웨어 리소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AI 공개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페이스북이 자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고객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문제해결절차)을 고도화하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했다.

그는 “애플과 구글은 연내 인공지능 솔루션을 내놓을 것 같은데 인공지능은 하나로 아무 데나 쓰는 게 아니다”라면서 “분야로 치면 셀 수 없이 많다. 중요한 점은 포인트를 잘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와 인터넷 검색을 대체할 음성인식이나 스마트폰 앱을 대체할 스마트 비서, 난치병 치료나 금융권의 자산관리 등에 들어갈 AI 기술이 다르다는 의미다.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017670) 미래기술원은 AI가 접목된 음성인식, AI 엔진, AI 클라우드, 개인비서 EGGO Mate 등을 개발 중이다. “지난 달 요금은 얼마인가요?”라고 물으면 대답해주고, 내 상황을 스스로 알아 스마트폰의 화면을 구성해 주는 스마트 비서 등이다.

삼성은 AI가 사용자 욕구를 먼저 파악해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035720) 계열 케이큐브벤처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시스템생물학 스타트업 ‘스탠다임’에 3억 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이 개발 중인 스마트 비서 EGGO Mate. 개인화 플랫폼인(Be-Me)를 활용해 지능형 서비스 기능과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정보 및 서비스를 연결해 준다. 출처: SK텔레콤 서비스 Tech.Lab(2015. 9. 16)
지능정보기술연구소, 현대차도 관심… 연구소 기업으로 4월 탄생

미래창조과학부는 4월 경 민간주도의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킨다. 지능정보기술이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개념으로 스토리 이해 및 요약, 공간·감성지능 등 지능형 소프트웨어 분야를 말한다.

미래부는 연구소 기업 형태로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킨 뒤, 올해만 300억 원의 예산을 프로젝트 형태로 지원한다. 정부가 주도하지만 출연연구소에 맡기지 않은 이유는 인공지능 분야의 고수급 전문가들은 월급이 매우 높아 공공연구소에서 근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부 김광수 정보통신정책과장은 “지능정보기술도 IBM 왓슨이 하는 Q&A시스템처럼 일반 지식을 축적해 두고 답을 추론하는 기술, 시각지능, 음성인식 통·번역 기술 같은 공통된 부분이 있다”면서 “정부는 이런 공통 요소 기술에 집중하는 연구소를 지원하고, 이 연구소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과 스타트업에 기술을 우선적으로 공급해주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인카를 개발 중인 현대차(005380)도 만나 보니 관심이 많더라”라면서 “페이스북의 AI 연구소 인력은 50명이나 월급이 세다. 최고의 연구소장을 영입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우리나라가 다소 늦었지만 지능정보기술로 세계를 호령하려면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과의 시너지가 절대적이라고 보고 있다. ICBM이란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Cloud)에 저장하고, 빅데이터(Big data) 분석 기술로 이를 분석해 적절한 서비스를 모바일(Mobile)로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과장은 “이를테면 현대차가 보유한 자동차운행기록장치(OBD)정보만으로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어렵다. 네이버든, 통신사든 각각의 데이터를 모아야 의미있는 서비스가 나온다”면서 “연구소에서는 공통기술을 각자 사오지 않고 함께 개발하는 동시에 각자 데이터와 정부의 연구용·공공 데이터를 모아 서비스를 개발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미래부는 지능정보기술연구소가 자립할 수 있도록 최소 5년이상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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