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대표 "낙서 취미가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

스마트펜 'N2'로 올해 매출 200억 돌파…2~3년 후 상장 추진
유연한 조직문화 위해 '비어데이ㆍ플레이숍' 등 개최
  • 등록 2015-02-04 오전 3:00:00

    수정 2015-02-04 오전 9:39:32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평소 낙서하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낙서를 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 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스마트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종이에 스마트펜 ‘N2’로 글씨를 쓰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글자가 나타난다. 이렇게 기록된 앱은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저장이 된다. 종이에 인쇄된 편지봉투 모양을 누르니 기록한 메모 내용이 자동으로 메일로 발송된다.

지난달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이상규(43) 네오랩 컨버전스(네오랩) 대표이사는 국내 최초로 ‘엔코드’ 기술을 이용한 광학식 스마트펜을 선보여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엔코드 기술은 가로, 새로 각각 2mm에 작은 점을 이용해 소리와 영상 등 각종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스마트펜의 광학식 센서가 엔코드가 인쇄된 종이의 필기 궤적 정보를 인식해 디지털로 전환된다.

2013년 스마트펜 ‘네오1’에 이어 선보인 ‘N2’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을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방식)인 킥스타터에서 목표대비 1800%의 자금(35만 달러)을 유치하면서 N2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

이 대표는 “당시 킥스타터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에게 선보이기 위해 준비했던 물량이 모두 킥스트터에서 판매돼 해외 바이어에게 선보일 물량이 없어 부랴부랴 추가 생산에 나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성공한 벤처기업인이다. 2000년대 초반 과거 채팅 커뮤니티로 유명세를 떨친 네오위즈의 공동 창업자이자 네오위즈 재팬 대표를 지내면서 승승장구했다.

이 대표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성공 반열에 오르자 매너리즘에 빠졌다”며 “제조업의 천국인 일본에 있으면서 무형(인터넷 기반)의 사업이 아닌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2006년 일본에서 먼저 문을 연 네오랩은 지난 2009년 2월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데스밸리(창업 3~7년차)에 속한 기업이다. 이 대표는 “좋은 기술과 제품을 가진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창업 후 기업이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오랩은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도 N2를 선보였다. 출시 3개월이 지난 현재 제품 판매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올해 N2로만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아용 교구 등을 합해 매출 2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N2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갖춘 전작 네오1에 비해 N2가 소형화, 멀티 OS 지원, 디자인 등에서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네오랩의 가장 큰 경쟁력은 원천기술부터 디자인, 금형 설계, 제조 능력까지 모두 갖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오랩의 제품은 세계 3대 디자인 시상식인 iF디자인 어워드에서 연이어 수상을 하며 국제적인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회사가 커지면서 경직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기적으로 ‘비어데이’와 플레이숍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3주차 금요일에 열리는 비어데이는 주최자(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급, 남성 및 여성 등)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회사에 맥주와 먹거리 등을 사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이다.

특히 네오랩은 ‘워크숍(Workshop)’과 ‘플레이숍(Playshop)’을 철저히 구분해 진행한다. 장은영 네오랩 이사는 “워크숍에서는 철저히 회의와 일만 하고 플레이숍은 철저하게 놀기만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의뢰를 받고 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신중한 모습이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보다는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이르면 2~3년 내에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예비 창업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문학 전공자들은 반드시 기술을, 이공계 전공자들은 인문학을 공부해야 세상과 사물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규 네오랩 컨버전스 대표이사가 자사 대표 제품인 스마트펜 ‘N2’를 소개하고 있다. 네오랩 컨버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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