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두 달 만에 200조원 아래로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CMA 계좌 잔고는 76조 8963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83조 3504억원)보다 6조 4541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CMA 계좌는 증권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단기금융 상품에 투자해주는 것으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을 때 목돈을 넣어두는 용도로 쓰이다 보니 증시 주변 자금으로 분류된다. 지난 5월 미국의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하며 84조원까지 치솟았던 CMA잔고는 서서히 그 규모를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MMF 역시 감소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MMF는 198조 5312억원으로 2거래일 연속 200조원을 하회했다. MMF가 200조원대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4월 30일(197조 1372억원) 이후 약 2달 만이다.
미국의 경기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며 빠르면 7월에도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자 글로벌 증시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완만한 하향 안정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 기업실적 호조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의 조건이 재차 성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실적 기대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68.2% 증가한 63조 4958억원 수준으로 기대된다. 올해 전체의 영업이익은 268조 6780억원, 내년 영업이익은 329조 1321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66.3%, 22.6% 증가할 전망이다. 침체했던 반도체 경기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타고 살아나는 가운데, 조선이나 해운주도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평가다.
이같은 분위기가 코스피의 2800선 재탈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하향안정화하는 가운데 환율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경우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6월 말부터 7월 초 코스피는 다시 2800선을 넘어 2800선 중후반대로 레벨업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단기자금을 찾은 개미들이 국내 시장 대신 미국 주식시장을 기웃거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이달 21일까지 미국증시에서 9억 1188만 8770달러(1조 2662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미 5월 전체 순매수액(4억 6336만달러·643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몇 년 전과 달리 대다수의 증권사가 실시간 거래 시스템을 적용하며 해외 증시 접근 편의성이 높아진데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면서 “증시 대기자금이 줄어들면 보통 코스피로 향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120달러대로 내려온 엔비디아를 사들이려는 개미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