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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의 조찬식 대표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STO에 관심 있는 증권사, 조각투자 기업, 블록체인 업체들의 관심사는 당장의 돈이 아니라, 금융플랫폼을 선점하는 효과”라며 “STO에 빨리 진출해 준비하는 기업이 결국 STO 시장을 가져가고, 금융플랫폼 지배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 국정과제를 반영해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했다.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을 개정해 STO를 발행하고, 발행·유통 관련한 계좌관리기관·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STO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부동산·미술품 등에 합법적인 조각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르면 내년에 전면 허용된다.
그동안 수년간 조각투자 사업을 하면서 STO를 검토해 온 조 대표는 금융위의 STO 정책 효과를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그동안 혁신금융서비스라는 샌드박스를 통해 한시적으로 조각투자가 허용돼 왔다”며 “이번에 STO가 전면 허용돼 제도권으로 들어오면 결국 증권사든 대기업이든 투자를 하는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봤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에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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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대표는 증권사와 조각투자 기업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기업들은 STO로 당장 돈을 벌지 않더라도 이용자들의 자사 금융플랫폼 체류 시간이 길어져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길 기대한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기존 조각투자 기업을 인수해 브랜드 선점 효과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봤다. ‘구글은 검색’이라는 말처럼, ‘STO는 어디 증권사’라는 브랜드 효과를 얻으려는 발빠른 시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조 대표는 시행령을 비롯한 후속 제도설계가 어떻게 될지도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여러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 시장이 제대로 열리려면 파격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1인당 STO 투자한도를 확대하는 등 시장 활성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조 대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추세가 전환돼 국지적으로 상승 기미를 보일 수 있다”며 “회복세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STO 제도가 허들을 낮추고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논의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STO가 국내 시장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외국인도 STO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활성화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