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국민의 공분을 사는 분이 계시죠. 바로 법무부 장관 후모자 조국입니다. 딸의 입시의혹부터 위장 이혼 등등 각종 의혹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조국의 사모펀드'을 오늘 집중 탐구해보려 합니다.
하나. 사모펀드가 뭐야?
'조국 사모펀드' 사건을 짧게 요약하면 조국이 '코링크 PE'에 최대 75억원의 투자 약정을 했는데 "도대체 이게 뭘 한 것이냐"는 것입니다.
문제제기를 하기에 앞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사모펀드(private fund)입니다. 우리나라 금융업계에서 가장 많이 혼선을 빚고 있는 용어가 바로 사모펀드인데요. 사모펀드의 큰 개념은 공모펀드와 반대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펀드를 투자해봤을텐데요 쉽고 간편하게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펀드가 공모펀드입니다. 투자의 정보를 공개하는게 원칙이죠.
반대로 사모펀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펀드가 아닙니다. 돈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얼마의 돈이 필요할까요. 기본 1억원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원래는 10억원이었는데 금액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기본적으로 1억원이 있어야 사모펀드에 투자가 가능합니다. 투자 정보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비밀스럽니다. 그래서 '프라이빗'이죠!
중요한건 조국의 사모펀드가 비밀스러운 사모펀드 상품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조국의 사모펀드는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를 뜻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사모펀드라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음식점인 셈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음식이나 음식점을 다 같이 '음식'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실망스러운 점은 조국 사모펀드의 수준입니다. 사실 수준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기자는 약 2년간 IB업계를 취재했지만 코링크 PE라는 곳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신생사라고는 하지만 과거 투자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만든 곳이라면 업계 소문이 나기 마련이죠.
심지어 대표의 과거 경력이 보험 지점장이라고 합니다. IB업계는 대한민국의 다이아몬드 중에 '다이아몬드 수저'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외국계 IB의 경우 대부분이 해외 명문대 출신이고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 출신들이 많습니다.
IB업계의 딜은 철저히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진행 됩니다. 인수합병(M&A) 정보 등 기밀 등은 회사 내부에서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봉쇄됩니다. 그런데 보험 지점장 출신에 신생 사모펀드가 업계 주류 인맥들의 이너서클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 현재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하는데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셋. 75억원을 약정했지만 10억원만 투자했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코링크PE 대표의 해명입니다. 조 후보자가 투자 약정은 75억원을 했지만 실제로 투자한 돈은 10억원이라는 설명입니다. 이같은 해명은 코링크PE 대표가 과연 IB업계 실무자인가라는 의심이 들 정도인데요.
업계의 기본적인 개념인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와 '캐피탈 콜(capital call)'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듯한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자가 구체적인 투자처를 모른 채 언제든 투자 대상이 발견되면 '돈을 쏘는' 펀드입니다. 블라인드 펀드가 필요한 이유는 운용사가 좋은 딜을 발굴했을 때 최대한 돈을 빨리 쏴 줄 수 있다면 더 좋은 투자를 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라인드 펀드는 기본적으로 개별 투자의 투자 성과가 좋은 운용사들만이 모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코링크 PE라는 신생사가 조 후보자에게 선뜻 75억원의 약정을 이끌어 낸 것이 참 희한한 일이죠.
블라인드 펀드는 처음부터 약정금을 다 넣지 않습니다. 투자 건이 있을 때 운용사가 투자자에게 '자금을 달라고 콜(캐피탈 콜)'을 합니다. IB업계 기자들이 투자건에 대한 글을 쓸 때도 약정액을 기준으로 기사를 쓰지 최초 투입된 금액을 쓰진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국 사모펀드는 10억원 아닌 75억원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스냅타임 성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