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신약' 세대교체…종근당·LG생과·일양 '껑충'

듀비에·제미글로·놀텍 등 올해 100억대 매출 예약
레바넥스·레보비르 등 하락세 가속
  • 등록 2015-08-10 오전 2:56:00

    수정 2015-08-10 오전 2:56: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국산신약 제품들이 처방 현장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종근당, LG생명과학, 일양약품 등이 내놓은 신진 세력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반면 ‘돈 되는 신약 시대’를 열었던 유한양행, 부광약품의 신약은 고개를 숙였다.

9일 의약품 조사 기관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 자료에 따르면 종근당(185750)의 당뇨치료제 ‘듀비에’는 올 상반기에만 5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발매된 듀비에는 출시 첫 해 63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한데 이어 2년 만에 100억원 등극도 유력하다. LG생명과학의 당뇨신약 ‘제미글로’와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이 각각 출시 3년, 6년만에 100억원 고지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빠른 페이스다.

듀비에가 올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면 종근당의 신약 중 성공한 첫 번째 제품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종근당은 지난 2003년 자체개발 1호 신약인 항암제 ‘캄토벨’을 내놓았지만 실적은 미미했다.

듀비에의 발매 초반 선전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많다. 듀비에는 2010년 심장병 위험성을 이유로 사용이 제한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아반디아’와 같은 글리타존 계열의 약물이라는 이유로 성공 가능성에 물음표를 제기하는 시선이 많았다. 식약처는 듀비에를 허가하면서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할 것을 종근당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이 임상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아반디아의 심혈관계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 사용제한을 해제하면서 글리타존 계열 약물에 대한 불신이 걷히기 시작했다.

여기에 종근당의 강력한 영업력이 가세하면서 듀비에가 단숨에 시장 영역을 확대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치료제에 비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혈당과 같은 부작용이 적은 듀비에의 장점이 처방현장에서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요 국산신약 원외 처방실적 추이(단위: 억원·%, 자료: 유비스트)
LG생명과학(068870)의 ‘제미글로’는 상반기에만 79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미글로에 또 다른 당뇨치료제 ‘메트포민’을 결합한 ‘제미메트’(36억원)과 함께 이미 올 매출 1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2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될 정도로 파죽지세다.

일양약품(007570)의 항궤양제 ‘놀텍’도 지난달까지 7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00억원 돌파를 예약했다. 놀텍은 지난 2009년 말 발매된 놀텍은 당초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만 치료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대상 환자가 많지 않아 오랜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2013년 초 사용범위가 역류성식도염으로 확대된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는 상반기 157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여전히 위력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2000년대 초반 발매된 소위 ‘돈 되는 신약’ 1세대 약물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한양행(000100)의 항궤양제 ‘레바넥스’와 부광약품(003000)의 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는 상반기 처방실적이 각각 11억원, 13억원에 불과했다.

레바넥스는 지난 2008년 2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린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효능과 가격 등에서 경쟁 약물과의 차별성을 갖추지 못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보비르 역시 한때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시장 입지가 극도로 좁아졌다. ‘바라크루드’, ‘비리어드’ 등 다국적제약사의 우수한 약물이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의료진으로부터 외면받는 실정이다.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도 13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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