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포커스]남산보다 2배 높은 빌딩의 시대

1985년 지어진 63빌딩, 계획(245m)보다 19m 높아져
제2롯데월드, 첫 사업 계획땐 400m..지금과 155m 차이
한전부지 용적률 800% 받으면 571m 이상도 가능
  • 등록 2015-02-07 오전 6:30:00

    수정 2015-02-07 오전 11:01:3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번주는 10조 5500억원에 팔린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계획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현대자동차(005380) 그룹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초고층 사옥과 업무·전시·컨벤션 시설, 호텔 등을 포함한 개발 계획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끈 것은 지상 571m(115층 규모)의 건물 높이였습니다.

이는 서울 잠실에 짓는 123층(555m)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보다 16미터 높은 것입니다. 서울 남산(262m)을 2개 포갠 것보다도 47m가 높습니다.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현대차 그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차 그룹이 제안한 571m란 높이가 과연 실행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이쯤에서 서울시내서 손꼽히는 랜드마크 빌딩 2곳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63빌딩 [사진제공=서울시]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60번지에 있는 63빌딩(264m)은 1985년 7월 27일 개장했습니다. 1980년 2월부터 5년 5개월에 걸친 공사를 갈무리한 63빌딩은 당시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21번째로 높은 빌딩이었습니다.

당시 신동아그룹 소속이던 대한생명보험은 1978년, 지하 3층~지상 60층 규모의 빌딩 신축을 추진합니다. 그러나 여의도동 1번지 일대가 주거지역으로 묶여 고층 건물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1979년 8월, 수도권 건축심의위원회가 고층 건물 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6개월 만에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건물 높이는 처음 제안한 245m보다 19m 높아진 채로 말이죠.

△서울 잠실에 짓는 123층(높이 555m)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전경 [사진=월스트리트 저널]
그로부터 5년 후인 1990년 4월 30일, 롯데그룹은 송파구 잠실동에 100층(400m)규모의 제2롯데월드 건립 사업 계획서를 제출합니다.

그런데 63빌딩과 달리 그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같은 해 9월, 제2롯데월드 건립 부지를 비업무용 토지로 판정하고 취득세 증가분 128억원을 추징했습니다. 이후 개발 논의가 계속됐지만, 공회전을 거듭했죠.

1995년 11월, 롯데는 개발계획안을 다시 제출했지만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과 맞물리면서 난항을 겪었고 1998년 5월, 국방부로부터 36층(143m)을 허가받습니다.

미국 연방항공청 등에 기술자문을 거치면서 6년을 보낸 2004년 10월, 롯데는 국방부가 허가한 143m보다 무려 412m 높은 지구계획단위 변경안(555m)을 송파구에 제출합니다.

비행안전영향평가와 행정협의조정위원회, 헌법소원 등을 거치던 2009년 3월 31일, 제2롯데월드 건설이 확정됩니다. 첫 개발계획서 제출 이후 19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높이도 계획보다 155m 높아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안한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모형도. [사진=서울시]
현대차그룹은 사전협상 제안서에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총면적의 비율) 799%짜리 사옥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한전 부지는 용적률 250%가 적용되는 일반주거지역으로 서울시와 용적률이 800%인 상업 지역으로 바꾸는 협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변경된 용적률을 적용받으면 63빌딩(540.2%)과 제2롯데월드(600%)의 용적률을 33% 가까이 웃돌게 됩니다. 계획에 따라서 571m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배경이 충분해 지는 셈이죠.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800%를 적용 받게 되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다”며 “높이는 시와 협의를 거쳐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전 부지에 들어설 현대차 그룹의 신사옥이 첫 계획됐던 571m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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