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005380) 그룹은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초고층 사옥과 업무·전시·컨벤션 시설, 호텔 등을 포함한 개발 계획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끈 것은 지상 571m(115층 규모)의 건물 높이였습니다.
이는 서울 잠실에 짓는 123층(555m)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보다 16미터 높은 것입니다. 서울 남산(262m)을 2개 포갠 것보다도 47m가 높습니다. 어마어마한 높이에서 알 수 있듯 대한민국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현대차 그룹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차 그룹이 제안한 571m란 높이가 과연 실행될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이쯤에서 서울시내서 손꼽히는 랜드마크 빌딩 2곳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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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신동아그룹 소속이던 대한생명보험은 1978년, 지하 3층~지상 60층 규모의 빌딩 신축을 추진합니다. 그러나 여의도동 1번지 일대가 주거지역으로 묶여 고층 건물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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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63빌딩과 달리 그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같은 해 9월, 제2롯데월드 건립 부지를 비업무용 토지로 판정하고 취득세 증가분 128억원을 추징했습니다. 이후 개발 논의가 계속됐지만, 공회전을 거듭했죠.
1995년 11월, 롯데는 개발계획안을 다시 제출했지만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과 맞물리면서 난항을 겪었고 1998년 5월, 국방부로부터 36층(143m)을 허가받습니다.
비행안전영향평가와 행정협의조정위원회, 헌법소원 등을 거치던 2009년 3월 31일, 제2롯데월드 건설이 확정됩니다. 첫 개발계획서 제출 이후 19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높이도 계획보다 155m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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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용적률을 적용받으면 63빌딩(540.2%)과 제2롯데월드(600%)의 용적률을 33% 가까이 웃돌게 됩니다. 계획에 따라서 571m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배경이 충분해 지는 셈이죠.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800%를 적용 받게 되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다”며 “높이는 시와 협의를 거쳐 더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전 부지에 들어설 현대차 그룹의 신사옥이 첫 계획됐던 571m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