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애연가들 사이에서 담뱃갑 인상의 체감율은 얼마나 높아지는 걸까. 담뱃값이 올랐으니 애연가 입장에서는 당연히 툴툴거릴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실상은 조금 다르다.
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를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5.30유로로 4일 현재 환율로 따지면 7280원쯤 된다. 반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기준으로 담뱃값은 2500원이다. 내년부터 2000원이 더 올라 4500원이 되더라도 OECD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른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유럽에서 담뱃값이 가장 낮은 라트비아의 2.38유로(3300원)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경제수준이 비슷한 스페인 4.04유로(5550원), 프랑스 6.10유로(8380원), 이탈리아 4.56유로(6260원)에 비하면 아직 많이 싸다. 심지어 바누아투·통가·사모아 등 작은 섬나라 개발도상국의 4.36~8.73유로(6000~12000원) 수준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옆 나라 일본과 비교해야 0.36유로(500원) 정도 더 비싼 수준이다.
유럽국가들의 담뱃값이 다른 나라보다 비싼 이유는 종량세 이외에도 종가세를 폭넓게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율이 높은 국가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담배 한 갑당 세금이 가장 낮은 유럽국가인 리투아니아만 하더라도 현재 우리나라의 1.04유로(1428원)보다 0.83유로 많은 1.87유로(2570원)의 세금을 내고 있다.
어찌 됐든 내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담배 한 갑 가격이 햄버거 한 개나 커피 한잔보다 비싸지게 되는 건 사실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도시별 물가를 비교하는 데 쓰이는 빅맥지수를 활용해 52개국 빅맥 가격과 담배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분석대상 국가의 빅맥 가격은 평균 4190원으로 우리나라 담배 한 갑보다 싸진다.
실제환율과 적정환율의 관계를 알아보는 대표적 경제지수인 ‘스타벅스지수’를 이용해 전 세계 23개국의 스타벅스 카페라테 가격(톨 사이즈 기준)과 담배가격을 비교해 보면, 내년부터는 카페라테 한잔으로 담배 한 갑밖에 못 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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