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날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지난달 21일 춘천에서 지방 공연 후 일부 연예병사들이 음주와 안마시술소 등 군인으로서의 품위를 훼손한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가 전부였다. 16년간 운영된 연예병사제도에 대한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내용은 빠져 있었다.
군 관계자는 “관리가 미흡했다는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온 후속조치는 ‘연예병사제도의 폐지’였다. 군 당국의 논리는 관리가 미흡했으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이 제도를 운영해갈지에 대한 대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노력도 하기 전에 포기 선언을 한 꼴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국방부가 그 이후로 반년 동안 연예병사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연예병사의 복무 실태에 대한 아무런 점검도 없었던 것이다. 당시 국방부는 국방홍보원·근무지원단·대변인실 등 3개 부서를 중심으로 태크스포스(TF)팀을 꾸려 매달 연예병사의 복무 실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감사로 국방부 대변인실과 국방홍보원 홍보전략팀은 경고를 받게 됐다. 당사자인 연예병사는 휴가제한 5일, 강등, 영창 등의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소를 잃은 나머지 외양간을 부수고 소를 키우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굵직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국방부가 이처럼 ‘대책 없는 포기’를 내놓을까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