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온기돌아도… 문 여는 공인중개소는 줄어든 이유

2022년 2분기 이래 매분기 감소세
“이미 중개업 시장이 과포화 상태인데다,
거래가 느는 지역만 느는 양극화 탓”
  • 등록 2024-09-25 오전 5:00:00

    수정 2024-09-25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지만 새로 문을 여는 공인중개소는 되레 줄고 있다. 중개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매매뿐 아니라 전세 등 임대차 거래도 보폭을 맞춰 늘어야 하고 일부 지역만이 아닌 전반적인 거래가 늘어야 하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세 물량 자체가 적고 일부 지역만 거래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짙어 공인중개업이 활성화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서울의 한 지역에 부동산들이 문을 열고 있는 모습(사진=박지애)
24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새로 개업한 전국 공인중개사는 11만 3919곳으로 이는 전년 동기(11만 7870곳)와 비교하면 약 3900여 곳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올해 들어 부동산 거래량이 늘고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던 점을 감안 하면 의아하다는 평가다.

개업한 공인중개사 수치는 부동산 상승세를 지속하던 2021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매 분기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1분기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는 11만 5860곳에서 2022년 1분기 12만 1543곳까지 늘었지만, 2022년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서며 줄곧 개업 수치가 줄고 있다.

서울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내에서도 일부 지역만 가격이 오르고 거래량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전 지역에 고르게 공인중개사를 개업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를 분석해보면 2021년 1분기 기준 서울에서 공인중개소를 개업한 곳은 2만 8936곳이었던데 비해 올해 2분기는 2만 5907곳으로 줄었다. 지난 부동산 침체국면을 한창 지나던 전년 동기(2만 6976)와 비교해도 줄어든 수치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업계에선 이미 시장이 과포화 상태였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실제 저희가 분석한 데이터를 봐도 9년 전인 2015년에는 9만 곳에 불과했던 공인중개 사무소가 이젠 11만 곳이 넘은 지가 오래”라며 “현재 인구수는 줄었는데 시장에 중개사무소가 너무 많은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시장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학군지나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여전히 거래량이 고점 대비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소 사장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장에 온기가 돈다고는 하지만 막상 거래가 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거래가 느는 곳은 일부 입지가 좋은 지역 이야기일 뿐 전반적으로 온기가 확산하려면 업계에서는 실제 금리가 인하되는 등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의지가 부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또 공인중개업이 활성화되려면 매매 계약뿐 아닐 임대차 계약도 어느 정도 거래량이 보폭을 맞춰 늘어야 하는데 전세는 매물 자체가 적어 거래량이 쉽게 늘지 않고 있는 분위기도 중개업이 축소하는데 거들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A씨는 “전·월세 시장이 아직은 불안하다는 점도 문제”라며 “거래가 늘려면 매물이 늘어야 하는데 아파트는 정말 나오는 대로 나가서 전세 매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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