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지는 않고 있어 당분간 갈 곳을 잃은 자금이 대기자금으로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증시가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주가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의 주요 경제 이벤트 발표와 빅테크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글로벌 증시 전체에 활력이 떨어지며 ‘서머 랠리’가 무색해진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다가오는 8월에도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
AI에 대한 높아진 눈높이,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미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조정을 받으면서 서학개미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빠지기 전인 지난 12일 기준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전체 보관금액은 932억 5064만 달러(약 129조 682억원)였으나 지난 26일 기준 858억 2465만 달러(약 118조 7984억원)로 2주 만에 미국 시장 전체에서 약 11조원이 빠져 나갔다.
미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증시와 동조화가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에도 관망심리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의 활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코스피의 7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1조9987억원으로 6월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인 12조 9650억원 대비 7% 줄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실적발표에서도 실망감 이어진다면 기존 증시를 끌고 왔던 스토리가 훼손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노이즈(잡음)가 걷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8월에는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변동성 확대 불가피하고, 엔화 강세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며 “이에 따라 AI 빅테크 등에 대한 차익 실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고, 밸류에이션 조정으로 인한 변동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