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위스키 시대 온다…팔 걷어붙인 韓 주류업계

[K위스키가 온다]①'기원'·'김창수위스키' 신호탄
'버터맥주'·'하이볼' 터 닦은 부루구루 12월 증류 돌입
대기업 중 롯데·신세계는 제주도 증류소 건립 공식화
올해 10여곳 주류전문업체들 위스키 사업 진출 채비
  • 등록 2023-10-10 오전 5:45:00

    수정 2023-10-10 오전 5:45:00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국내 주류시장에 거센 위스키 열풍을 공략하려는 국내 주류업계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신세계와 롯데 등 굴지의 유통 대기업이 운을 뗀 가운데 K위스키 태동을 알린 쓰리소아이어티스, 김창수위스키증류소와 같은 중소 주류전문업체들은 보다 발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시장에서 수제맥주 ‘뵈르비어’와 여러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캔) 하이볼로 이름을 알린 ‘부루구루’는 최근 70억원을 투자해 위스키 브랜드 ‘라이트힐 디스틸러리’를 선보이고 종합주류전문기업으로 변신에 나섰다.

부루구루는 지난 7월 경기도 가평공장을 ‘라이트힐 브루어리 앤드 디스틸러리’로 변경해 운영 중으로 위스키 생산을 위해 최근 하루 생산량 4000ℓ 규모의 증류기를 매입해 이달 중 가평공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증류는 오는 12월 돌입해 우리 주세법상 위스키로 인정하는 1년 이상의 오크통 숙성을 거쳐 내년 말께 출시될 전망이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현재 K위스키의 시작을 알린 쓰리소사이어티스 ‘기원’, 김창수위스키증류소의 ‘김창수위스키’와 같은 프리미엄 위스키가 아닌 하이볼 등을 위한 저가 보급형 위스키에 일단 초점을 맞췄다. 다만 국내 증류소에서 직접 증류하고 숙성시켜 위스키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K위스키의 저변을 넓히는 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부루구루 외에도 올해에만 국내 10여곳에 이르는 주류업체들이 위스키 시장 진출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K위스키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 전망도 나온다.

롯데칠성(005300)음료와 신세계 L&B 등 유통 대기업은 제주도에 증류소 설립을 공식화하며 K위스키 시장 구축에 나섰다. 술 애호가들 사이에선 스코틀랜드산 ‘스카치 위스키’처럼 ‘헤리티지’(유산)를 중시하는 분위기지만 기원과 김창수위스키 등 K위스키 품절사태와 함께 하이볼 인기도 거세지면서 틈새시장은 분명히 있다는 판단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 술 애호가들의 시선이 와인과 위스키까지 넓어지자 소주와 맥주 시장을 이끌어온 전통 주류 대기업 뿐만 아니라 수제맥주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소형 브루어리까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다양한 시도, 제품들이 나오다 보면 당장 스카치위스키와 같은 프리미엄 위스키를 기대할 수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K위스키가 하나의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쓰리소사이어티스 ‘기원 배치1’(사진=쓰리소사이어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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